[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홈에서 '남의 잔치'가 열리는 걸 막았다. 어렵기는 하지만 '대역전 1위' 가능성까지 살아났다.
한화는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7대3으로 승리했다. LG와의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마치게 됐다.
LG가 정규시즌 우승까지 매직넘버 1을 남겨둔 상황. 한화는 전날(28일)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초대형 악재를 맞이했다.
재개로 방향을 잡았던 경기가 갑작스럽게 취소 결정이 내려지면서 몸을 다 풀었던 코디 폰세가 등판하지 못하게 됐다. 폰세는 "죄송하다"는 뜻을 전했고, 구단도 괜히 무리해서 부상으로 이어진다면 더 큰 손해인 만큼, 선발을 교체했다.
선발 투수는 정우주가 나왔다. 올해 신인으로 이날 경기 전까지 49경기에 등판했다. 이 중 선발 등판은 단 한 차례. 결국 한화는 '불펜 데이'를 구상해야만 했다.
반면, LG 선발투수는 임찬규가 나왔다. 올 시즌 한화전 4경기 2승무패 평균자책점 0.62로 '독수리 킬러'의 모습을 뽐내던 그였다.
한화로서는 반드시 넘어야 하는 선수였다. 대역전 1위 한국시리즈 직행을 하든, 2위로 시즌을 마쳐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든 포스트시즌에서 LG와 만날 확률이 높다.
한화 타선은 마침내 임찬규 공략에 성공했다. 2회말 2사 1루에서 황영묵의 적시 2루타가 터지면서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최재훈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2-0으로 앞서 나갔다.
3회말에는 문현빈의 2루타와 노시환의 안타, 상대 실책 등을 묶어 한 점을 추가했다.
4회와 5회를 무실점으로 넘어간 임찬규는 6회말에도 등판했다. 그러나 선두타자 문현빈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이후 노시환의 안타로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이닝을 마치지 못한 채 함덕주와 교체. 그러나 임찬규가 남겨둔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을 밟았고, 임찬규의 실점은 5실점(4자책)이 됐다.
임찬규 역시 전날 몸을 풀었다가 멈추는 등 루틴이 꼬일 수밖에 없던 상황. 그러나 한화로서는 일단 올 시즌 내내 자신들을 괴롭혔던 투수를 공략하면서 포스트시즌에서 한층 더 자신있게 상대할 수 있게 됐다.
한화는 이날 경기를 7대2로 잡으면서 LG와의 승차를 2.5경기 차로 좁혔다. 한화는 82승3무56패. LG는 85승3무54패다. LG가 남은 2경기에서 모두 패배하고 한화가 남은 3경기를 모두 잡으면 '1위 결정전'이 열린다. 홈에서 다른 팀의 우승 축포를 바라보는 쓰린 마음도 없게 됐고, 1위를 향한 가능성도 살린 승리였다.
이번 시리즈 전까지 한화는 LG와 대전에서 붙었을 때 4승1무로 극강의 모습을 보여줬다. 1패는 있었지만, 위닝시리즈를 거두면서 포스트시즌 홈 맞대결이 성사될 경우 좋은 기억을 안고 경기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미래 자원도 확인했다. 선발로 나온 정우주는 3⅓이닝 동안 1안타 1사구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역할을 다했다. 내년 시즌 차근차근 선발 투수로서 단계를 밟는다면 긴 이닝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불펜데이'에 LG를 잡으면서 잔여 경기 선발 운용의 폭을 한층 더 넓힐 수 있게 됐다. 30일 홈 최종전인 롯데전에서는 라이언 와이스가 등판하는 가운데 1일 SSG 랜더스전에 폰세를 기용할 수 있게 됐다. 순위 싸움이 여전히 진행된다면 3일 KT전에는 류현진 등판 또한 고려할 수 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