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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도 오승환도 빛낸 한방 '50-150' 진짜 해냈다...폰세 MVP 안심 이르다, SSG 삼진 회피 몸부림, 15 OUT 중 4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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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44년 KBO 역사 속 그 누구도 밟지 못한 '50홈런-150타점'. 그 어려운 걸 삼성 라이온즈 르윈 디아즈가 해냈다.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 지금부터는 MVP 진검승부다.

9월의 마지막 날. 디아즈는 홈 고별전이자 '전설'로 승화한 오승환 은퇴식이 열린 KIA 타이거즈전 첫 타석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을 완성했다. 0-0이던 1회말 1사 1,3루에서 KIA 선발 김태형의 152㎞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걸친 빠른 공을 당겨 125m를 날려보냈다.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선제 결승 3점포.

디아즈의 시즌 50호 홈런이 결정적인 순간에 터졌다. 이 홈런에 힘입어 삼성은 5대0으로 승리하며 시즌 4위를 확정지었다. 넉넉한 점수 차로 달아난 덕분에 이날 은퇴식을 치른 오승환이 조금은 편한 9회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

오승환은 일부러 대타로 나선 KIA 최형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잊을 수 없는 피날레 피칭을 2만4000명의 홈 팬들 앞에서 멋지게 장식할 수 있었다.

긴가민가 했던 '50-150'. 현실이 되면서 자칫 싱겁게 끝날 뻔 했던 MVP 구도가 흥미로워졌다.

단 2경기를 남겨두고 50홈런 -1이던 디아즈. 자칫 49홈런으로 아쉽게 끝날 뻔 했던 시즌을 파이널 보스의 은퇴식과 4위 확정 축포로 장식하며 스타 기질을 마음껏 발휘했다.

그가 써내려간 기록이 예사롭지 않다. 팀의 전경기인 143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기록한 50홈런은 역대 외국인 최다다.

국내선수까지 통틀어도 이승엽 심정수 박병호 단 3명 뿐이다.

156타점은 KBO 한 시즌 신기록이다. 장타율도 0.642에 달한다. 홈런-타점-장타율 압도적 1위에 '50-150' 최초기록까지 얹었다. 타율도 0.313, 득점권 타율은 0.349에 달한다. MVP로 손색이 없다.

지금까지 MVP 구도는 확실해 보였다. 한화 이글스 에이스 코디 폰세의 독주 체제였다.

KT 위즈 괴물타자 안현민이 깜짝 등장해 위협하는 듯 보였지만 경쟁구도로까지 발전하지는 못했다. 시즌 막판 강력한 모습으로 등장한 디아즈는 현실 위협이다.

여전히 폰세는 강력한 MVP 후보다.

다승(17승) 평균자책점(1.84) 승률(0.944) 1위로 3관왕을 달리고 있다. 소속팀 한화를 LG와 함께 리그 최강팀 반열에 올린 공은 후광효과다. 하지만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최근 기억'이 디아즈 보다 강렬하지 않다.

폰세는 시즌 막판 살짝 주춤했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9월20일 KT전 패배로 개막 후 최다 17연승도 끊겼다. '무패 행진'이란 상징성이 사라진 셈. 1점 대 평균자책점은 지켰지만, 최고 투수의 상징과 같은 20승 고지는 밟지 못했다.

거침 없는 '추격자' 디아즈를 밀어내기 위해서는 타이틀이 하나 더 필요하다. 강한 투수의 상징 탈삼진이다.

폰세는 242탈삼진으로 SSG 랜더스 앤더슨(245탈삼진)에 이어 2위다. 피날레 경기에서 4개 이상 탈삼진을 잡으면 1위 등극이 유력해진다. 공교롭게도 폰세의 올시즌 마지막 정규시즌 등판이 바로 1일 인천 SSG전이다.

3위를 확정지은 SSG 타자들은 팀동료 앤더슨 탈삼진왕 수성의 도우미로 나선다. 최대한 삼진을 당하지 않기 위해 빠른 볼카운트에 승부를 펼칠 가능성이 커졌다.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투수 진짜 3관왕은 통상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을 의미한다. 과연 폰세가 피날레 등판에서 탈삼진 1위를 되찾아올 수 있을까. 주어진 시간은 단 5회. 왕관을 쓰기 위해서는 15개의 아웃카운트 중 4개의 탈삼진이 필요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