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K리그 출신 오르샤' 미슬라프 오르시치(33)가 또 한번 유럽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번뜩이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실수를 틈타 원더골을 터뜨렸다.
오르시치는 1일 오전 4시(한국시각) 키프로스 리마솔 알파메가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유럽챔피언스리그 페이즈 2차전 파포스FC와 바이에른 뮌헨의 홈경기에서 0-4로 뒤지던 전반 45분 특유의 통렬한 중거리포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경기 전부터 K리거 출신 맞대결은 국내 팬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전북 현대 센터백 출신 김민재와 전남 드래곤즈(2015~2016년), 울산 HD(2017~2018년)에서 오르샤라는 등록명으로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오르시치는 2017년 전북과 울산의 맞대결에서 마주친 인연이 있다.
전반 45분 바이에른 뮌헨이 수비라인을 올린 상황 수비 뒷공간으로 향한 패스를 김민재가 걷어내다 흐른 공을 오르시치가 놓치지 않았다. 볼을 가로챈 후 박스 왼쪽에서 특유의 호쾌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문을 열었다.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가 바라볼 수밖에 없는 원더골이었다. 이 한 골에 힘입어 파포스는 1대5, 간신히 영패를 면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케인이 전반 15분, 34분 멀티골, 케레이로가 전반 20분, 잭슨이 전반 31분 연속골을 터뜨리며 전반을 4-1로 마쳤고 후반 23분 올리세의 추가골까지 터지며 4골차 대승을 낚았다. 김민재는 부상 이후 열흘만에 복귀한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키프로스 원정 대승을 지켰다. 유일한 흠은 오르샤에게 만회골을 내준 장면이었다. 영리함과 성실함, 실력과 인성, 축구지능과 슈팅력을 두루 갖춘 오르샤는 K리그 통산 101경기 28골 15도움을 기록한 후 유럽으로 컴백, 조국 크로아티아의 디나모 자그레브에서 맹활약했다. 2019~2020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데뷔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고, 2020~2021시즌 유로파리그에서 손흥민의 토트넘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작성하는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아스널, 웨스트브롬위치, 번리 등 잉글랜드 복수구단의 집요한 러브콜을 받았고 사우스햄턴으로 이적했었다. 이후 튀르키예 트라브존스포르 거쳐 올해 자유계약으로 파포스 유니폼을 입었고, 32경기 6골을 기록하고 있다.
크로아티아 국대 공격수 오르시치는 유로2020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후 2022년 카타르월드컵 모로코와의 3-4위전에서 통렬한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결승골을 기록하며 크로아티아의 3위를 이끌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월드컵 등 큰 무대, 빅게임에서 '게임체인저' '마법사'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