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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손잡고 살아가는 세상" '장애학생체전 개근'최교진 교육부장관의 특수교육 첫 행보는 '세계최초' 교원대 부설 체육중고등특수학교[현장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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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교진 장관님은 세종시교육감 시절 전국장애학생체전에 한해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신 유일한 교육감님이셨습니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이 1일 오후 충북 청주시 한국교원대에서 열린 부설 체육중고특수학교(이하 교원대 부설 체육특수학교) 착공식에서 최교진 신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미담을 공개했다.

최 부총리는 지난달 12일 교육부 장관으로 취임한 지 19일 만에 특수교육 현장 첫 행보로 이날 체육중고특수학교 착공식을 찾아 장애학생 체육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방명록에 '모두 함께 손잡고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며, 체육중고특수학교 착공을 축하합니다. 교육부 장관 최교진'이라고 썼다. 한국교원대 내 특수학교 예정 부지에서 열린 이날 착공식에는 최 부총리, 정 회장을 비롯, 강경숙·이연희 의원 등 내외 귀빈 100여명이 참석했다. 최 부총리는 교육계, 장애인체육계, 지역 관계자들과 세계 최초 '체육중고등특수학교'의 첫 삽을 함께 뜨며 축하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했다.

교원대 부설 체육특수학교는 체육 분야에 재능과 소질을 가진 장애학생들을 위한 특수학교다. 김경래 부설 체육특수학교 설립 추진단장이 "2027년 12월까지 공사를 완료한 후 2028년 3월 개교(중학교 9학급, 고등학교 12학급, 전교생 138명)해 수영, 육상, 탁구, 유도, 배드민턴, 태권도, 휠체어테니스 등 7종목에서 첨단 재활·훈련 스포츠과학 시스템을 갖춘 맞춤형 교육 공간과 커리큘럼을 지원할 계획" 등 경과보고를 마친 후 차우규 한국교원대 총장은 기념사를 통해 "오늘은 대한민국 특수교육의 지평을 새롭게 만들고 넓히는 뜻깊은 자리다. 체육을 통해 장애의 한계를 넘어, 소외 없이 모든 학생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소중한 미래인재를 길러내는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세계적으로도 처음 설립되는 학교로 이번 착공은 교육부의 정책적 결단과 국회·지역사회의 지지, 현장 교원과 전문가들이 쌓아온 연구와 경험이 이룬 결실이다. 장애학생들이 스포츠를 통해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성장할 수 있도록 대학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최 부총리는 "매년 전국장애인학생체전에 와서 맨 앞이든 맨 뒤든 자기가 가진 만큼 최선을 다해 환하게 웃으며 승부하는 전국의 우리 친구들이 '우리를 위한 이런 학교가 생긴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기뻐할 것 같다. 학부모님들은 '건립과정이 잘못되면 어떡하지' 맘도 졸이셨을 텐데 교육부뿐 아니라 기재부 등 모든 정부기관이 '이건 정말 필요하다'는 공감대 속에 '선진' 대한민국의 상징같은 학교로 오늘 착공식을 하게 돼 감사하다"며 고개 숙였다. "특수학교를 설립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도 무릎을 꿇어야 하는 일을 봐야 했던 안타까운 기억이 있었기에 이 자리가 더욱 뜻깊다"면서 "우리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과 적극 협력해 2030년까지 특수학교 20개 이상을 설립해 원거리 통학 문제를 해결하고 일반학교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들이 맞춤형 교육받을 수 있도록 특수학급을 3000개 이상 확대하겠다"는 정책 의지를 밝혔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직업, 예술, 체육에 대한 전문적 교육을 하는 특수학교를 확장해나가려는데 오늘 한국교원대 부설 체육중고와 부산대 부설 예술특수학교 설립이 잘 진행돼 새로운 모범을 창출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 장관은 "세종시교육감을 하면서 2012년 세종시가 첫 출범해 첫 학교로 과학예술영재학교를 가장 먼저 지었는데 내심 서운했다. 과학예술영재학교도 꼭 필요하지만 특수학교를 먼저 짓는 것이 '더불어사는 세상'의 교육적 메시지를 훨씬 더 담을 수 있었을텐데, 세종시 건립 정신과도 맞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오늘 착공한 이 멋진 학교가 대한민국을 뛰어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체육 특성화 특수학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교육부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최 장관의 장애학생체전 미담을 소개한 후 "우리 장애인들을 그만큼 사랑하고 계신다는 마음을 늘 느끼고 존경한다"고 했다. 최 장관 역시 시드니패럴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 정 회장을 향해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라며 손하트를 보냈다. 정 회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장애인들에게 스포츠가 어떤 의미인지, 체육중고등특수학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또렷한 비전을 제시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특수체육 중고등학교에 대한 논의가 기재부, 교육부와 시작될 때부터 함께 해왔다. 학교 건물만 짓는 것이 아니라 예산 준비 과정은 물론 새로운 교육, 체육 관련 특수교육 관련 많은 커리큘럼을 짜야 할 전문 행정인력이 필요하다. 현재로선 체육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 행정인력은 완공된 후면 늦다. 지금서부터 좀더 빨리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장관님 도와주실 거죠?"라며 최 장관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당부했다. 정 회장은 이어 "저는 1987년 22세 때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됐다. 집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밖에도 나가기 싫을 때 저에게 희망과 꿈을 줬던 게 1988년 서울패럴림픽이었다. TV를 보면서 나도 할 수 있겠구나 했고, 2000년 시드니패럴림픽 사격에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그 메달 덕분에 대학에 가서 특수체육을 공부하고 석·박사, 대한장애인체육회장까지 됐다"면서 자신의 스토리를 소개했다. "운동을 했기 때문에 이렇게 건강하게 사회활동하고 우리 가족을 부양하며 살고 있다. 체육과 교육이 제게 준 혜택"이라면서 "장애인들에게 가지고 있는 사탕을 줄 게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이런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서울서 열린 IPC총회에서 전세계 187개국이 참가해 대한민국 장애인 체육의 발전상을 보고 느꼈다. 특수체육 중고등학교를 세계 최초로 만든다고 했더니 '어메이징하다'는 표현을 하시더라. 향후에 제 꿈은 이 학교의 외연을 더 넓혀서 국제학생들, 정원의 20% 정도 아시아, 아프리카 학생선수들이 올 수 있었으면 한다. 우린도 한국전쟁 때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던 나라였다. K-장애인체육을 알리고 그 학생들이 한국에 와서 공부하고 대한민국을 우호적으로 생각하는 글로벌 미래 인재를 키우는 학교로 만들어갔으면 한다"는 비전을 그렸다.

착공식 직후 열린 특수학교 관계자, 학부모, 학생과의 간담회, 최 부총리가 옆자리에 앉은 세종여고 '장애인 육상 꿈나무' 윤태영양을 보고 반색했다. 세종교육감 시절 매년 장애학생체전에서 성장을 지켜봤던 애제자다. "초등학교 때 태영이가 장애학생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도 은메달을 따도 늘 밝은 모습으로 웃던 생각이 난다. 성취를 떠나 도전하고, 소질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체육은 가장 효과적"이라면서 "같이 더불어 사는 세상이다. 오늘 현장 선생님들 말씀을 경청해 교육부 정책에 잘 반영하겠다"라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