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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의 전지훈련 떠난 우리카드, 박철우 코치의 격려 "日배구 스타일은 한국과 달라…자신감 얻는 계기 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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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남자배구 우리카드가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구슬땀을 흘렸다. 우리카드 선수단은 강도 높은 훈련을 수행하며 새 시즌 봄배구를 향한 의지를 다졌다. 우리카드는 지난달 25일부터 1일까지 일본 나고야와 오사카에서 6박7일 일정의 전지훈련을 소화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4위에 그치며 6시즌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우리카드는 2025~2026시즌 재도약을 위해 7년 만에 전지훈련을 기획했다. 마우리시오 파에스 우리카드 감독을 필두로 올 시즌부터 구단 지도자로 합류한 박철우, 이강원 코치 등은 이번 전지훈련 동안 다양한 전술을 시도하며 선수단의 기량을 점검했다.

아울러 이번 전지훈련은 잠시 팀을 비웠던 선수들의 합류 후 첫 실전 훈련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2025 세계배구연맹(FIVB)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오랜 시간 소속팀을 비웠던 아웃사이드히터 김지한과 세터 한태준, 그리고 새 외국인 선수 파헤스 아라우조는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다만 이번 전지훈련에서 펼친 연습경기에서 우리카드와 일본 구단은 상호 합의 하에 승패는 가리지 않기로 했다.

먼저 우리카드 선수단은 지난달 26일과 28일 두 차례에 걸쳐 일본 남자배구 강팀 제이텍트 스팅스를 상대했다. 제이텍트는 지난 2024~2025시즌 일본 SV리그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뒤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 준우승을 차지한 저력의 팀이다. 토리 데팔코, 스테판 보예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연습경기에서도 이들의 강서브에 우리카드는 다소 고전하기도 했으나, 팽팽한 흐름을 끝까지 이어가고자 노력했다. 28일 경기 초반 김지한, 한태준과 아라우조, 이상현, 오재성, 김형근 등 정예 멤버를 구성한 우리카드는 첫 실전 호흡임에도 불구하고 짜임새 있는 전술을 펼쳤다. 올 시즌부터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은 이시몬과 김동영, 조근호 등도 4세트 상대 공격을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팀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이날 경기 후 파에스 감독은 "상대 파워가 워낙 셌다. 강한 공격이 계속 들어오니 선수들이 고전했다"며 "그들의 파워나 기술들을 보면서 느낀 점이 분명 많았을 것"이라고 훈련 성과를 돌아봤다. 한태준과 첫 호흡을 맞춰본 아라우조 역시 "토스 스피드나 공의 위치 등 디테일한 부분은 더 맞춰가야 한다. 하지만 이미 상당히 좋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이튿날 오사카로 이동한 우리카드 선수단은 두 차례 자체 훈련을 진행한 뒤 사카이 블레이저와도 연습 경기를 진행했다. 제이텍트와의 경기에선 상대 강공에 대응하는 경험을 쌓았다면, 사카이와의 승부에선 우리카드가 구상했던 다양한 전술을 시도했다. 30일 진행한 연습경기 1차전에선 심판 판정이 큰 변수로 작용했다.

아라우조를 필두로, 한태준, 김영준, 김지한, 한성정, 박준혁으로 스타팅 라인업을 꾸린 우리카드는 1세트 초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리드를 내줬다. 박준혁과 아라우조, 김지한까지 연거푸 서브 범실을 범하며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세트 막판 원포인트 서버로 투입된 이유빈의 스파이크 서브와 이어진 아라우조의 퀵오픈이 상대 코트에 꽂히며 우리카드는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이어진 2~4세트에서도 김형근, 이상현, 이시몬, 김동영 등의 고른 활약이 이어졌다. 세터 한태준은 서브부터 토스, 블로킹까지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파에스 감독도 "1세트 때 우리 선수들의 범실이나 석연찮은 심판 판정 두 개가 없었다면 쉽게 분위기를 가져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의지로 이겨냈다"며 "이기고자 하는 의지를 경기력으로 보여준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전지훈련 마지막 날인 1일 오전 열린 사카이와의 연습경기 2차전에선 후보 선수들이 호흡을 맞추는 시간을 가졌다. 아라우조와 김지한, 이상현 등은 1세트만 뛰고 휴식을 취했다. 세터 한태준도 이날 경기 내내 코트 밖에서 응원을 보냈다. 이날 이시몬은 상대 강서브를 리시브하고, 이어 블로킹, 공격까지 적극 가담하며 살림꾼 역할을 수행했으며, 김동영, 오재성, 김형근 등도 공수 맹활약을 펼쳤다. 이유빈과 서원진, 박준혁도 이날 경기 후반 코트를 밟고 4세트 후반 팀의 연속 득점에 이바지했다.

전지훈련 모든 일정을 마친 파에스 감독은 "높은 수준의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며 "좋았던 점도 많았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이 느꼈기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가서 더욱 잘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철우 코치 또한 "우리 선수들이 한국과 다른 일본 배구 스타일을 경험하며, 상황에 맞는 플레이에 대한 적응력과 대응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코치는 "세계적인 외국인 선수와의 경기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는 시간이 됐길 기대한다"고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우리카드의 주장 이승원은 "선수들 모두 일주일간 동고동락하며 돈독해짐을 느꼈고, 팀으로서 강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다가오는 시즌,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한 준비가 된 것 같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오랜만에 팀 훈련에 합류한 세터 한태준도 "지난 시즌엔 봄배구에 못 갔는데, 올핸 배구를 길게 하고 싶다. 혼자가 아니라 다 같이 웃고 싶다"고 말했다. 무릎·허리 부상으로 한 달 동안 재활에 전념했던 이상현도 "현재 컨디션은 100%다. 지금 전력은 어느 팀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형들이 잘 끌어주셔서 팀 분위기도 너무 좋다. 후회가 남지 않는 시즌을 만들고 싶다"고 맘을 다잡았다.

1일 오후 한국으로 돌아가는 우리카드 선수단은 아시아쿼터 선수 알리 하그파라스트의 합류로 완전체를 이루게 된다. 우리카드는 오는 2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리는 한국전력과의 2025~2026시즌 V-리그 개막전을 통해 새 시즌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