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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63억 단꿈' 고우석, ML 어림도 없었다…이래도 LG는 '특급 대우' 해줘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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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고우석의 미국 도전은 결국 실패로 끝났다.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단 한번도 밟지 못한 채 2년 계약이 끝났다.

고우석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년 총액 450만 달러(약 63억원)에 계약하면서 본격적으로 미국 도전을 시작했다. 계약 규모를 보면 주축 선수로 대우하는 금액은 아니었다. 그래도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로스터에서 개막을 맞이할 줄 알았다.

그러나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을 마이너리그 트리플A도 아닌, 한 단계 더 낮은 더블A로 보냈다. 구위 저하가 주된 이유였다. 충분히 구위를 끌어올린 뒤에 메이저리그에서 투구할 가능성을 살펴보자는 뜻이었다.

샌디에이고의 인내심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지난해 5월 바로 고우석을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했다.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스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면서 몸값이 비싸 골치라면 골치인 고우석을 유망주들과 함께 정리했다.

마이애미는 상대적으로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 장벽이 높지 않은 팀이었다. 플레이오프 진출권도 아니었기에 그래도 고우석을 메이저리그에서 한번 살필 줄 알았는데, 끝내 기회를 주지 않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고우석이 마이너리그를 전전해도 계약 기간 2년은 채우고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어쨌든 2년 동안 450만 달러 계약은 유효하기에 메이저리그 데뷔에 무게를 둔다면 미국에서 버티면서 배우려고 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래야 KBO 세이브왕 출신 고우석도 적당히 자존심을 챙기고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고우석은 지난 6월 마이애미에서 방출됐다. 고우석을 원하는 팀이 없으면 강제로 한국으로 복귀해야 할 수 있었다. 포스팅시스템으로 해외리그에 진출했기에 고우석은 한국으로 돌아오려면 원소속팀 LG와 계약해야만 했다.

고우석은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도 한국 복귀는 선택지로 두지 않았다. 주변인들에게 "한번은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고 싶다"고 속마음을 표현했다는 후문이다. 고우석으로서는 다행스럽게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손을 내밀면서 극적으로 미국 잔류에 성공했다.

디트로이트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이다. 즉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친 팀이기에 마이애미보다는 훨씬 진입 장벽이 높았다. 고우석은 증명할 시간이 부족한 와중에 부상 이탈 기간도 있으면서 끝까지 힘든 시간을 보냈다. 끝내 디트로이트에서도 메이저리그 콜업 기회 없이 2년 도전을 마치게 됐다.

고우석의 2024, 2025년 2시즌 통산 마이너리그 성적은 76경기, 6승4패, 7홀드, 6세이브, 94⅔이닝, 평균자책점 5.61이다. 미국에서 한번 더 메이저리그 도전을 노래하기에는 매우 힘든 성적이다.

고우석 개인도 2년 동안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면서 몸도 몸이지만, 정신적으로 지쳤을 가능성이 크다. 훨씬 안정적인 한국 생활을 다시 바라볼 수밖에 없다. 지금 KBO리그로 복귀하면, 사실상 야구선수 커리어에서 메이저리그 도전을 끝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고민은 되겠지만, 현실적으로 좋은 조건의 계약을 제안할 구단이 나타날 확률은 매우 낮다.

LG는 2023년 통합 우승을 이끈 마무리투수였던 고우석의 복귀를 일찍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얼마나 특급 대우를 해줄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도전에 실패하긴 했지만, 어쨌든 LG에는 꼭 필요한 불펜이고 머쓱하지 않게 한국으로 돌아올 만한 금액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고우석은 충암고를 졸업하고 2017년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해 2023년까지 통산 354경기, 19승26패, 139세이브, 6홀드, 368⅓이닝,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2022년 42세이브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