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우승세리머니 꿈꿨는데... 충격의 3연패에 PS 출정식도 못했다. 쓸쓸했던 1위팀의 시즌 최종전[잠실 현장]

by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끝내 우승을 확정짓지 못해서였을까.

LG 트윈가 정규리그 최종전이 끝났지만 어떠한 행사도 없이 조용히 그라운드를 떠났다.

LG는 1일 잠실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서 3대7로 패했다. 이날 이겼다면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되는 것이었지만 패하면서 순위 확정이 한화의 경기 결과에 따라 달라지게 됐다.

지난 9월 27일 한화전서 승리해 매직넘버 1을 남겨 놓았던 LG는 이후 29일 한화전(3-7 패), 30일 두산전(0-6 패), 1일 NC전(3-7 패)까지 내리 지면서 결국 매직넘버 1을 지우지 못했다.

만약 우승을 확정했다면 우승 세리머니를 거창하게 진행했을 테지만 이날 경기가 끝난 뒤엔 평소 패한 경기처럼 선수들이 조용히 더그아웃을 빠져나가 라커룸으로 향했다.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선수단은 정규리그에서 홈 최종전 때 경기를 마치고 홈팬들에게 그동안 응원을 해준 것에 대한 감사함을 담아 인사를 하는 시간을 갖는다. 감독이 나와 인삿말을 하기도 하고 주장이나 주요 선수들이 나와 감사함을 말하기도 한다. 5강에 오르면 포스트시즌 출정식을 겸하기도 하고 5강에 떨어졌다면 내년시즌에 대한 다짐을 한다.

지난 9월 26일 롯데 자이언츠는 삼성 라이온즈와 홈 최종전을 치렀다. 간신히 10대9의 1점차 승리를 거둔 뒤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나와 1루측 관중을 향해 인사를 했다. 8월초까지 3위를 달렸던 롯데는 이후 추락해 끝내 5강을 탈락했다. 김태형 감독은 이날 마이크를 잡고 인삿말을 했다. 관중석에서 야유가 나오기도 했지만 김 감독은 "팬들께 실망을 시켜드렸다"면서 "내년까지 한번 믿어보시라. 내년에는 정말 운동장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결과를 내겠다.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승엽 감독이 시즌 중 경질되기도 했던 9위 두산도 9월 28일 롯데전에 승리한 뒤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주장 양의지가 나와 "저희를 열정적으로 응원을 많이 해주셨는데 선수들이 열심히 했지만 9위로 마무리 하게 됐다. 내년엔 좀 더 준비를 많이 해서 더 단단해져서 팬들과 가을야구 할 수 있게 돌아오겠다. 감사드린다"라고 했고, 베테랑 김재환도 많이 부족했지만 내년에 열심히 준비 잘해서 더 좋은 성적으로보답하겠다라고 했다. 양석환도 "올해 많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팀성적, 개인성적 많이 안좋아서 죄송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열심히 준비해서 내년엔 좀 더 떳떳한 마음으로 이자리에서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이들 외에 정수빈 안재석 박준순 홍건희 최원준 곽빈 김택연에 외국인 타자 케이브까지 나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삿말을 했다.

2위를 확보하고 LG를 추격중인 한화도 30일 롯데와의 홈경기를 끝내고 포스트시즌 출정식을 가졌다. 주장 채은성이 각오를 밝혔고 이후 불꽃놀이와 응원페스티벌이 펼쳐졌다.

그런데 LG는 경기 후 1루측 응원석에서 치어리더와 신나는 음악을 틀고 흥겨운 애프터 파티만 할 뿐 선수들과의 정규시즌 마지막 인사를 하는 시간을 갖지 못했다.

아무래도 정규리그 우승을 한 것도 아니고 2위가 된 것도 아닌 상태에서 끝나다 보니 제대로 인사를 하기가 애매해졌다. LG는 정규시즌을 마쳤지만 2위 한화는 아직 1경기가 남았다. 만약 한화가 시즌 최종전인 3일 수원 KT 위즈전서 패한다면 LG가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되고 한화가 승리한다면 다음날인 4일 잠실에서 1위 결정전이 열리게 된다.

아직 순위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행사를 열기가 애매해져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