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드디어 터졌다.
'고등윙어' 양민혁(포츠머스)이 포츠머스 데뷔골을 폭발시켰다. 양민혁은 2일(한국시각) 영국 포츠머스의 프래턴 파크에서 열린 왓포드와의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 리그) 8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5분 벼락같은 선제골을 터뜨렸다. 오른쪽 터치 라인에서 포츠머스의 스로인이 페널티 지역에 자리 잡고 있던 양민혁에게 흘렀다. 양민혁은 강력한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반대쪽 구석 골망을 흔들었다.
양민혁의 올 시즌 1호 골이자 첫 공격포인트다. 양민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을 떠나 포츠머스로 임대 이적했다. 올 여름 프리시즌, 토트넘에서 비공식 데뷔전을 치렀지만, 설자리는 없었다. 지난 시즌 퀸즈파크레인저스(QPR)로 임대돼 2골-1도움을 기록한 양민혁은 다시 한번 챔피언십 무대에서 증명에 나섰다. 포츠머스의 존 무시뉴 감독은 "더비 카운티를 상대로 QPR이 4대0 승리를 거둔 경기에서 그의 활약을 생중계로 본 기억이 있다"며 "우리는 양민혁이 진정한 유망주로 생각하며, 토트넘이 그를 높이 평가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번 임대는 그의 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다. 직접적인 그의 플레이 방식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옥스포드와의 1라운드에서 교체투입돼 데뷔전을 치른 양민혁은 레딩과의 풋볼리그컵(EFL컵) 1라운드 홈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현지 언론의 혹평을 받았다. '토트넘으로 돌아가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양민혁은 결국 이후 경기에서 내리 결장했다. 지난달 27일 입스위치전에서 모처럼 선발 기회를 얻었지만, 팀내 최저 평점을 받을 정도로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특히 골키퍼와의 1대1 찬스를 놓친 것이 아쉬웠다. 무시뉴 감독도 "골대 앞에서 결정적인 날카로움이 부족하다"고 아쉬워했다.
위기의 양민혁, 마침내 반전에 성공했다. 양민혁은 이날 왼쪽 날개로 나서, 후반 18분 하비 블레이어와 교체될때까지 63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풋몹에 따르면, 4번의 슈팅, 2번의 유효슈팅, 1번의 드리블, 1번의 롱패스, 3번의 지상경합 등을 기록했다. 풋몹은 양민혁에게 팀 내 가장 높은 평점 7.6을 줬다.
포츠머스 지역지도 호평 일색이었다. 영국 '더 뉴스'는 양민혁에게 평점 8점을 주며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했다. 매체는 '양민혁은 포츠머스에서의 커리어를 흥미진진하게 펼쳐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반전은 에너지와 긍정적인 모습으로 가득찼다. 이 활약은 젊은 양민혁의 자신감에 필요한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극찬했다.
양민혁은 최근 이민성 U-23 대표팀 감독이 발표한 사우디 원정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홍명보호에는 아쉽게 포함되지 않았지만, 아시안게임 출전을 노리는 양민혁 입장에서 중요한 원정이다. 배준호(스토크시티) 김민수(안도라) 이현주(아로카) 등 유럽파 신성들이 즐비한만큼,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터진 데뷔골은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양민혁의 선제골을 앞세워 1-0으로 앞서던 포츠머스는 후반 시작 직후 임란 루자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이어 후반 11분 로코 바타에게 역전골을 내줬으나 후반 34분 아드리안 세게치치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2대2 무승부를 거뒀다. 승점 9(3승3패)를 기록한 포츠머스는 챔피언십 24개 팀 중 17위에 올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