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토트넘에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으로 임대된 양민혁이 드디어 포문을 열었다.
'지각'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양민혁은 2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포츠머스의 프래턴 파크에서 열린 왓포드와의 2025~2026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 8라운드에서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마를론 팩이 문전을 향해 던진 롱스로인을 왓포드 선수들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볼은 뒤쪽으로 흘러나왔다. 페널티지역에 자리 잡고 있던 양민혁이 강력한 오른발 발리슛으로 반대쪽 골대 구석으로 꽂아넣었다. 영국의 'BBC'는 '멋진 마무리'라고 평가했다.
터널이 길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토트넘에 합류한 후 곧바로 QPR(퀸즈 파크 레인저스)로 임대됐다. QPR에서 성공적인 임대 생활을 보냈다. 부진한 순간도 있었지만, 자신이 왜 최고 수준의 유망주인지 잘 보여줬다. 18경기에서 2골 1도움을 올렸다.
양민혁은 새 시즌 포츠머스로 두 번째 임대됐다. 존 무시뉴 포츠머스 감독은 "양민혁은 올해 1월 토트넘에 입단했을 때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QPR로 임대돼 챔피언십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며 "더비 카운티를 상대로 QPR이 4대0 승리를 거둔 경기에서 그의 활약을 생중계로 본 기억이 있다. 양민혁이 영국에 도착한 이래 폭풍 같은 몇달이었고, 우리는 그를 이곳으로 불러 흥분된다"고 기대치를 높였다.
그는 이어 "우리는 양민혁이 진정한 유망주로 생각하며, 토트넘이 그를 높이 평가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영국 생활에 적응한 만큼 우리 구단에서 활약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본다. 이번 임대는 그의 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다. 직접적인 그의 플레이 방식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포츠머스에서 존재감이 사라졌다. 1라운드에서 24분을 소화한 그는 챔피언십에서 5경기 연속 결장했다. 지난달 20일 셰필드 웬즈데이와의 6라운드에선 엔트리에서 아예 제외됐다. 선발로 복귀한 경기는 지난달 27일 입스위치 타운전이었다. 74분을 뛰며 예열을 마쳤다. 왓포드전에서 골가뭄을 털어냈다.
그러나 포츠머스는 양민혁의 선제골에도 2대2로 비겼다. 왓포드는 후반 시작과 함께 27초 만에 임란 루자가 동점골, 후반 11분 로코 바타가 연속골을 터트리며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었다. 포츠머스는 후반 34분 아드리안 세게치치의 재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축구 통계 전문 풋몹은 양민혁에게 팀 내 가장 높은 평점 7.6을 줬다. 그는 왼쪽 날개로 나서, 후반 18분 하비 블레이어와 교체될때까지 63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4번의 슈팅, 2번의 유효슈팅, 1번의 드리블, 1번의 롱패스, 3번의 지상경합 등을 기록했다.
포츠머스 지역지도 호평 일색이었다. 영국 '더 뉴스'는 양민혁에게 평점 8점을 주며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했다. '더 뉴스'는 '양민혁은 포츠머스에서의 커리어를 흥미진진하게 펼쳐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반전은 에너지와 긍정적인 모습으로 가득찼다. 이 활약은 젊은 양민혁의 자신감에 필요한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무시뉴 감독은 "우리가 이겼어야 할 경기였다. 때때로 우리는 공을 너무 쉽게 내줬고, 그로 인해 역습을 당했는데, 정말 실망스러웠다"며 "연패를 끊는 게 중요했다. 그러나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뒤처진 상황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토요일에 홈 경기를 다시 치르는데, 이는 승리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챔피언십 최근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인 포츠머스는 17위(승점 9·2승3무3패)에 자리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