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고 김광석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는 일본 밴드가 신곡 발매를 취소했다.
일본 인디밴드 슈퍼등산부는 1일 공식 채널을 통해 "지적을 받아들여 '산보' 음원을 순차적으로 철회하고 관련 영상 공개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신곡 '산보'가 김광석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매우 흡사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배움이 부족해 곡을 작곡할 때는 지적해 주신 곡('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알지 못했으나 지적을 받은 뒤 이 곡이 한국 분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곡인지를 깨달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번 일로 불쾌함을 느끼셨을 분들께 사과 드린다. 심려 끼쳐드린 팬분들께도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슈퍼등산부는 지난달 '산보' 발매 소식을 전했다. '산보'는 멤버 오다 토모유키가 작사 작곡한 노래다. 하지만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클라이막스 부분을 제외한 부분이 거의 번안곡 수준으로 비슷해 표절 논란이 일었다.
이에 슈퍼등산부는 "지적을 받고 처음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알게 됐다. 우리도 멜로디가 비슷해 놀랐다"고 표절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비난 여론이 점점 거세지면서 결국 신곡 발매를 취소하게 됐다.
김광석은 1984년 데뷔, 대한민국에 포크송 붐을 불러온 전설적인 가수다. '사랑했지만' '사랑이라는 이유로'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 '일어나' '광야에서'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히트곡을 발표한 가객으로 사랑받았지만, 1996년 31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그런 김광석이 1994년 6월 발매한 정규 4집 '김광석 네번째'에 수록된 자작곡이다. 드라마 '사춘기 메들리', '응답하라 1988', '조명가게' 등에 삽입돼 작품의 서정성을 높이기도 했고, 삼성 라이온즈 출신 야구선수 정형식의 응원가로 쓰이기도 했다.
슈퍼등산부는 2023년 결성된 5인조 밴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