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루카 모드리치는 도대체 늙기는 하는 것일까.
AC밀란은 지난 29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쥐세페 메아차 스타디움에서 열린 나폴리와의 2025~2026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5라운드에서 2대1로 승리했다. 리그 4연승을 질주한 AC밀란은 나폴리를 골득실차로 따돌린 리그 1위에 등극했다.
AC밀란이 몸을 던져서 얻어낸 승리였다. 크리스티안 풀리시치의 원맨쇼를 앞세워 AC밀란은 승기를 먼저 잡았다. 전반 3분 풀리시치가 엄청난 속도로 질주하면서 역습을 이어갔고, 알렉시스 살레마커스의 득점을 완벽하게 만들어줬다. 풀리시치는 전반 31분에는 문전으로 과감하게 파고 들어 2대0을 만들었다.
그러나 AC밀란은 후반 9분 페르비스 에스투피냔이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올렸다. 에스투피냔이 내준 페널티킥으로 인해서 케빈 더 브라위너의 만회골까지 나왔다. 남은 시간을 고려했을 때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그때 팀을 지탱해준 선수가 1985년생 40살 베테랑 모드리치였다. 모드리치는 이날 AC밀란의 중원 사령관 역할을 맡아서 선발로 나왔다. 마흔살의 선수가 AC밀란라는 빅클럽에서 주전으로 뛰는 사실도 놀라운데 모드리치는 경기장 안에서 사람들을 더욱 놀라게 만들었다. 40살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집중력과 투지로 AC밀란의 승리를 몸을 던져 막아냈다.
이날 모드리치는 차단 2회, 걷어내기 1회, 가로채기 5회, 볼 소유 회복 7회 등 불혹의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수비력을 중앙에서 선보였다. 나폴리를 이끄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모드리치보다 6살 어린 케빈 더 브라위너를 체력적인 문제로 교체했다는 걸 고려하면 모드리치의 체력은 비정상적이다. 모드리치는 풀타임 모두를 소화했다.경기 후 영국 디 애슬래틱은 '에스투피냔이 퇴장당한 뒤 40분간 밀려서 수비에만 매달린 채 버텨낸 마무리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화제가 된 것은 밀란의 득점자들이 아니라 크로아티아 선수 모드리치였다. 모드리치와 아드리앵 라비오가 참호 속에서 버티다가 뛰쳐나오는 모습은 구단의 새로운 정신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며 모드리치가 AC밀란이라는 팀 자체를 바꿔놓고 있다고 평가했다.
모드리치 옆에서 함께 호흡한 라비오는 경기 후 방송사 DAZN과의 인터뷰에서 "모드리치와 함께 뛰는 것은 쉽다. 그는 경기 템포를 조절하는 법을 알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40세인데도 왜 저렇게 뛸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는 축구를 사랑하고, 그라운드에서 즐기고 있다. 수비든 공격이든 뭐든 좋아하는 것 같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시대에 발롱도르를 수상한 것만으로도 대단하지만 모드리치는 메날두도 하지 못하는 걸 해내고 있다. 메시와 호날두는 이제 세계 최고 수준의 리그에서 뛰지 않는다. 메시는 미국, 호날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행복축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모드리치는 유럽 5대 리그인 이탈리아에서, 심지어 AC밀란에서, 그것도 주전으로 나서고 있는 중이다. 메날두의 자기관리도 대단하지만 현 세대에 모드리치 정도로 꾸준한 활약을 해주는 월드 클래스는 없다. 40살까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었다는 것만으로도 모드리치의 대단함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