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공의 무브먼트가 좋아 정타 비율이 낮습니다. 많이 던져도 최고 구속이 떨어지지 않는 스태미너도 갖췄습니다."
가을야구 탈락으로 암울한 KIA 타이거즈팬들에게 기쁨을 주는 선수들이 등장했다. 신인 김태형과 2023년 지명을 받고 올해 첫 선을 보인 이도현.
김태형은 오승환 은퇴 경기였던 지난달 30일 삼성 라이온즈전 디아즈에게 50호 홈런은 맞았지만, 선발로 등판해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이도현은 2일 광주 SSG 랜더스전에서 5이닝 무실점 호투로 생애 첫 승을 따냈다. 이범호 감독이 KIA 선발진 미래라고 지목한 두 선수다.
이도현은 SSG전 1회 1사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거기서 현원회를 병살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고 5이닝까지 소화했다. 당초 60~70개 정도 투구수를 정하고 들어간 경기인데, 이날 SSG 타자들이 워낙 공격적으로 나와 투구수를 아낄 수 있었고 69구 투구로 5회를 막았다. 타자 선배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줬고, 그렇게 감격의 첫 승을 거둘 수 있었다. 외국인 투수 네일, 올러 포함 KIA 투수조 선배들은 물 세례를 해주며 후배의 첫 승리를 축하해줬다.
이날 직구 구속은 145km에 그쳤다. 직구보다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다. 하지만 이날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그런 투구를 했다고. 이도현은 "2군에서 정재훈 코치님이 직구를 많이 써야 체인지업도 효과를 본다고 말씀해주셨다. 하지만 오늘은 직구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포수 (한)준수 형이 체인지업 위주 사인을 내주셨다. 원래 올해 최고 구속은 148km까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도현은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아오다 지난 7월2일 SSG전에 첫 선발 기회를 얻었지만 3이닝 5볼넷 4실점으로 무너졌었다. 이후 1군에서는 불펜으로 4경기를 던지다 다시 선발 기회를 받았다. 그리고 그 기회를 잡았다. 이도현은 "첫 선발 경기는 정말 많이 부족했지만 배운 점이 많았다. 마운드에서 내가 타자랑 싸우지 않고 내 자신과 싸우고 있더라. 그게 너무 아쉽고 후회됐다. 슬라이드 스텝도 줄여야 하고, 직구와 체인지업을 던질 때 스윙이 약간 다르다는 지적도 받았다. 그런 부분들을 고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이도현은 자신을 잘 모를 수 있는 팬들을 위해 자신의 강점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공의 무브먼트가 좋다 정타 비율이 낮고, 투구수가 많아져도 최고 구속이 떨어지지 않는 스태미너가 내 강점인 것 같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계속 1군에서 던지는 게 목표다. 1군에서 경기를 하는 경쟁력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