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토트넘만 10년 동안 누렸던 손흥민 효과, 이제는 LA FC가 누리고 있다.
스페인의 마르카는 2일(한국시각) 'LA에서 손흥민 열풍으로 한 달 만에 유니폼 150만장이 판매됐다'라고 보도했다.
마르카는 '손흥민은 MLS의 현역 선수다. 그는 리그뿐만 아니라, 도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LA에서 리오넬 메시의 유니폼은 첫 달 동안 50만장이 판매됐다. 반면 손흥민은 첫 달 동안 150만장이 판매됐다고 추정된다. 이 수치는 MLS 역사상 최고 기록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올여름 10년 만에 토트넘 유니폼을 벗고 LA FC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대표하는 스타의 이적에 많은 팬이 관심을 가졌다. 당초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는 예상은 많지 않았다. EPL을 비롯해 유럽에서 활약하던 스타 선수들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향하는 사례는 적지 않았다. 리오넬 메시를 비롯해, 티에리 앙리, 웨인 루니 등 여러 케이스가 있었기에 딱 그 정도 수준의 파급력을 예상했다.
하지만 MLS는 손흥민 효과로 판이 흔들리고 있다. 존 토링턴 LA FC 회장은 "손흥민의 유니폼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스포츠 유니폼이다"라며, 메시보다 많이 팔리냐는 질문에도 "그렇다"라고 답했다. 상대 팀들도 손흥민 효과를 활용할 정도다. 대표적인 상대팀의 사례는 바로 새너제이 어스퀘이크다. 새너제이는 원래 1만 8천명을 수용하는 페이팔 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팀이다. 하지만 손흥민이 온다는 말을 듣고 최대한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경기장을 바꿔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무려 경기장을 대여해 손흥민을 맞이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효과는 대단했다. 6만 8천여명을 수용하는 이 구장에 손흥민을 보기 위해 무려 5만 978명이 입장했다. 새너제이의 기존 홈구장인 페이팔 스타디움 전체 수용 관중에 3배 이상의 규모였다. 손흥민의 티켓 파워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LA FC를 상대한 레알 솔트레이크 또한 이런 부분을 의식하며, 매치 프리뷰에 손흥민의 이름을 빼놓지 않았다.
미국의 프론트오피스스포츠는 'LA 수뇌부는 손흥민을 오타니의 영입 사례와 함께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여주는 모델로 보고 있다고 알려졌다. 국가대표팀 주장,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골든 부츠 수상자, 그리고 아시아 최우수 선수상을 아홉 번이나 수상한 것 외에도, 한국 문화와 손흥민의 특성은 바로 그가 만들어내는 슈퍼 팬덤에 있다. 손흥민의 홈 데뷔전 티켓 가격은 20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다. 이는 LA FC 티켓 평균 가격의 두 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새롭게 마련된 입석 전용 구역도 매진됐다. 손흥민의 글로벌 팬덤을 통해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는 약 1200만 명의 토트넘 팬이 있다. 이는 전국민의 거의 25%에 해당한다. 10년 동안 토트넘 홈 경기가 열릴 때마다 한국 팬들과 국기를 흔히 볼 수 있었다. 많은 한국 토트넘 팬들이 LA FC를 응원할 것이며, LA 스포츠 관광도 급증할 것이라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손흥민 효과는 이미 잉글랜드에서는 토트넘이 10년 동안 누린 바 있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과거 '손흥민은 팀의 심장이자 엔제 포스테코글루 시대의 빛나는 새로운 생명선이 됐다. 경기가 열리는 날 보통 손흥민의 유니폼이 700장 팔리곤 했는데, 케인이 떠난 이후에는 1000장에 가깝게 팔린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토트넘만 누렸던 손흥민을 통한 파급 효과가 LA도 덮치고 있는 셈이다.
손흥민 한 명의 효과가 구단에 막대한 이득을 안겨주고 있다. 상업적으로도, 축구적으로도 손흥민의 LA FC 이적은 구단에는 축복이나 다름없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