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한 6년 만에 돌아와서 보니까.."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이 최근 야구팬들의 온라인 문화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건설적인 비판을 넘어 맹목적인 비난 수위가 과거에 비해 놀랄 정도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김경문 감독은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5 KBO리그 KT 위즈전에 앞서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한화는 올해 정규시즌 2위를 확정했다. 시즌 143번째 경기에서 패하면서 1위 역전 가능성이 사라졌지만 2위 자체로도 대단한 성과다. 한화는 7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복귀했다. 2020년부터 3년 연속 10등에 2023년 9등, 2024년 8등이었던 팀이지만 올해 환골탈태한 경기력을 뽐내며 2위로 올라섰다.
그런데 왜 1등 기회가 왔는데도 1등을 못 했느냐는 날선 목소리를 내는 팬들이 일부 존재한다. 구단 공식 SNS나 선수들의 SNS에 악플이 도배됐다.
한화가 그동안의 약체 이미지를 깨부수고 정규시즌 마지막 순간까지 1위 싸움을 펼쳤다는 점 자체로 대단한 성과다.
김경문 감독은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팬들이 있다면 감사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도 "내가 한 6년 만에 돌아왔다. 요즘에는 경기 지고 나면 말씀들이 너무 조금 과격한 말들이 많다. 아구계 팬들이 많이 늘어서 고마운 일이지만 어떤 것들은 너무 심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감독도 선수도 신이 아니다"라며 승패는 '병가지상사'라는 점을 이해해주길 당부했다.
김경문 감독은 "프로 선수들은 다들 열심히 한다. 결과가 나쁘다고 해서 너무 심한 비난은 자제해주셨으면 좋겠다. 제 생각은 그렇다"고 하소연을 했다.
지난 경기 블론세이브를 범한 김서현도 감쌌다. 김서현은 5-2로 앞선 경기를 지켜내지 못했다. 시즌 4번째 블론세이브가 하필 여기서 나왔다.
김경문 감독은 "서현이가 마무리투수로서 이 정도 성적을 못 냈으면 우리가 이 위치에 못 왔다. 서현이 편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감독이 봤을 때 그렇다. 서현이가 언젠가는 저 마운드에서 한화를 우승으로 만들 투수다. 타이밍이 아쉽지만 어떤 선수라도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다. 아픔을 겪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