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대한민국 U-20 축구대표팀이 2025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3경기만에 첫 승을 거두며 16강 희망을 살렸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4일(한국시각) 칠레 발파라이소의 에스타디오 엘리아스 피게로아 브란데르에서 열린 파나마와의 대회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2대1 승리했다. 전반 24분 김현민(부산)의 선제골로 리드한 대표팀은 후반 7분 케빈 발데르에게 동점골을 헌납했지만, 후반 13분 '골 넣는 수비수' 신민하(강원)가 다시 앞서가는 골이자 결승골을 터뜨리며 귀중한 승점 3점을 확보했다.
앞서 우크라이나에 1대2로 패하고 파라과이와 0대0으로 비긴 한국은 3경기에서 1승1무1패 승점 4로 조별리그를 3위로 끝마쳤다. 같은시각 선두 우크라이나(승점 7)에 1대2로 패한 2위 파라과이(승점 4)와 승점과 다득점(0골) 동률을 이뤘지만, 득실차에서 1골 밀렸다. 파라과이가 4골, 한국이 3골을 넣었다. 파라과이전에서 상대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안은 상황에서 1골도 넣지 못한 게 최종 순위에 반영된 셈. 이날 실점도 뼈아팠다.
하지만 16강 희망은 아직 살아있다. 24개국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6개조 1, 2위와 성적이 좋은 3위 4팀 총 16개팀이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한국은 파나마전 승리로 16강 자동 진출권은 못 따도 전체 조 3위 중 1위로 올라섰다.
이제 이창원호는 다른 조 3위팀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다. 현재 E조 남아프리카공화국, F조 나이지리아, A조 뉴질랜드가 2경기에서 나란히 승점 3을 따내 조 3위 중 한국에 이어 2~4위를 달리고 있다. C조 브라질과 D조 쿠바가 승점 1점으로 5위와 6위에 랭크했다.
경우의 수를 따져보면, 브라질과 쿠바가 5일 각각 스페인, 쿠바를 상대로 승리하지 못하면 금상첨화다. 그렇게 되면 조 3위 중 최소 4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커진다. 4일 일본이 A조 최종전에서 뉴질랜드를 꺾어주면 16강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다만 일본은 현재 2전 전승으로 이미 16강 티켓을 조기에 확보해 최종전에 베스트 멤버를 총동원할지는 미지수다. 또한, E조 최강팀 미국(승점 6)이 6일 남아공을 꺾어주면 베스트다. 나이지리아는 같은 날 콜롬비아와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특히, 나이지리아가 속한 F조는 1위 콜롬비아(승점 4), 2위 노르웨이(승점 4), 3위 나이지리아(승점 3)가 물고 물리고 있어 예의주시해야 하는 조다.
한국은 16강 운명을 가를 파나마전에서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햇다. 김명준(헹크)이 공격 선봉으로 나섰고, 김현민, 김태원(포르티모넨스), 최병욱(제주)이 공격 2선을 맡았다. 손승민(대구), 정마호(충남아산)가 중원을 꾸렸고, 배현서(서울), 신민하, 함선우(화성), 최승구(인천)가 포백을 구성하고, 박상영(대구)가 골문을 지켰다.
이 감독은 경기 시작 12분만에 FVS(Football Video Support·축구 비디오 지원)를 신청했다. 손승민이 파나마 페널티지역에서 상대 선수의 다리에 걸려넘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주심은 온필드 리뷰 끝에 노 파울 원심을 유지했다.
16분 정마호의 오른발 직접 프리킥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24분 기다리던 선제골이 터졌다. 배현서가 상대 페널티박스 좌측에서 김현민과 이대일 패스를 주고받았다. 박스 가운데 지점을 향해 왼발로 찌른 패스가 김명준에게 정확히 '배달'됐고, 김명준은 수비수를 등진 상태에서 뒤에 있던 김현민이 슈팅을 할 수 있게 패스를 살짝 내줬다. 김현민은 주저없이 오른발을 휘둘러 공을 골문 우측 상단에 정확히 꽂았다.
전반은 한국이 1-0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후반에 돌입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잠시 위기가 찾아왔다. 후반 7분, 상대 좌측 크로스가 속수무책으로 박스 안까지 전달됐고, 이를 발데르가 왼발로 밀어넣었다. 크로스에 대한 대처가 아쉬웠다. 실시간으로 조 2위로 올라섰던 한국의 순위는 다시 3위로 내려섰다. 우크라이나는 후반 1분 데카치의 선제골로 1-0 리드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 13분 빠르게 다시 앞서가는 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이 왼발로 올린 코너킥을 신민하가 골문 앞에서 감각적인 헤더로 받아넣었다.
위기의 순간은 다시 찾아올 뻔했다. 후반 30분, 상대팀에서 최승호의 핸드볼에 의한 페널티킥을 주장하며 FVS를 신청했다. 하지만 반칙이 아닌 것으로 선언돼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국은 백가온(부산) 김현오(대전) 성신(부천) 고종현(수원) 등을 줄줄이 교체투입하며 1골차 리드를 끝까지 지키는데 성공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