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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타 4할→최종전 멀티히트…'50억 FA 유탄?' 사령탑은 잊지 않은 가치, '특급 조커'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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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도윤(29·한화 이글스) 앞에는 치열한 경쟁의 장이 열렸다.

지난해 134경기에 나가며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그였다. 그러나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에서 심우준을 4년 총액 50억원에 계약했다. 유격수 자리에 보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이도윤으로서는 자존심도 상할 수 있는 상황.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다. 일본 마무리캠프에서는 습관처럼 먹던 '달콤한 커피'를 끊었다. 5㎏ 가량을 감량하면서 새로운 시즌을 준비했다.

이도윤은 "늘 경쟁자보다 낮은 위치에서 시작했다. 내년에도 달라지는 건 없다. 필요한 순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입지가 줄어들었다고 생각된 시즌. 이도윤은 그 어느 때보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됐다. 올 시즌 113경기에 출전한 이도윤은 61경기에 선발로 나왔다. 2루수와 유격수 번갈아가면서 필요할 때마다 자리를 채워나갔다.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날에는 대타 및 대수비 등 넓은 활용도를 보여줬다. 특히 올 시즌 대타 타율은 4할이나 됐다.

지난달 26일에는 홈구장을 열광에 빠트렸다. 선두 LG 트윈스와의 경기. 이긴다면 1위 추격을 이어갈 수 있었다. 1-1로 맞선 7회말 주자 2,3루에서 대타로 나와 LG 김영우를 상대로 우익수 오른쪽으로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당시 한화는 4대1로 LG를 잡아냈다.

한화는 이후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치게 됐지만, 한국시리즈에 가면 LG를 다시 만나는 만큼, 자신감을 확실하게 채울 수 있는 한 방이었다.

지난 3일 최종전에는 선발로 출전해 안타 두 방을 때려냈다. 유격수와 3루수를 오가면서 다양한 활용도를 보여줬다.

올 시즌 이도윤은 타율 2할6푼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만루에서는 3할3푼3리(6타수 2안타), 주자 2,3루에서는 3할6푼4리(11타수 4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때린 3루타 중 2방은 득점권에서 나온 타격이었다.

유독 찬스에서 강한 존재감을 뽐냈던 부분에 대해 이도윤은 "재미있는 생각을 가지고 들어간다. 주자가 없을 때보다 있을 때 더 박진감이 넘치고 몸도 업되는 기분이 든다. 그럴 때마다 더 과감하게 휘둘러서 좋은 결과가 따라주니 자신감을 얻는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어 "긴장이 되지만 티를 안 내기 위해 컨트롤을 하려고 한다. 덤덤하게 있다고 하지만, 속에서는 긴장을 엄청나게 하고 있다. 그래도 찬스에 들어가면 집중이 된다"고 말했다.

이도윤은 지난 7월 생애 첫 올스타전에 참가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열심히 하는 아기 아빠가 올스타전에 나가면 보기 좋지 않겠나"라며 이도윤의 활약상을 높게 바라봤다.

이도윤은 "후보에도 못 올라서 기대를 안 했는데 나가게 됐다. 살면서 올스타전에 한 번 나갈 수 있을까 했는데 오게 돼서 뜻깊다"고 말했다. 이도윤은 많은 팬들의 박수와 사랑 속에 올스타 무대를 즐겼다.

이제 또 하나의 무대가 남아있다. 한화는 오는 17일 플레이오프 일정에 돌입한다. 한화의 7년 만의 가을야구. 이도윤은 "2018년에는 1군에 없어서 가을야구가 실감이 나지 않았다. 분하기도 했다"라며 솔직한 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이제는 당당하게 주축 선수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을 예정이다. 이도윤은 "경험해 본 적이 없는데 선배님들과 형들이 작전이나 팀플레이 하나가 승부에 영향을 많이 한다고 하셨다"라며 집중력 있는 모습을 다짐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