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투수 데뷔전'에 'LG 우승 승리투수' 행운이…"마지막이다" 절박함, 2G에 담은 2026 희망

by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올해만큼은 자신 있는 걸 끝까지 해보려고 했습니다."

지난 1일. LG 트윈스 선수단은 SSG 랜더스의 경기에 환호했다. 매직넘버가 1이 남은 상황. 2위 한화가 SSG를 이기고, 3일 KT전까지 이긴다면 '1위 결정전'이 불가피했다. 매직넘버 1을 남기고 3연패에 빠진 LG로서는 상상하기 싫은 시나리오였다.

SSG는 9회말 2사까지 2-5로 끌려갔다. 그러나 류효승의 안타 뒤 현원회의 홈런, 정준재의 볼넷 뒤 이율예의 홈런으로 9대5 끝내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LG는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이날 승리 투수는 김성민(24). 김성민에게 이날 등판은 의미가 깊었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20순위)로 지명된 김성민은 입단 당시 내야수였다. 2020년 1군에 올라와 9경기에서 홈런 두 방까지 때려낸 기대주였다.

그러나 다시 1군에 올라오기까지 약 5년. 내야수가 아닌 투수로 콜업을 받았다. 1일 한화전은 김성민의 1군 투수 데뷔전이었다.

9회초 2사에 올라온 그는 문현빈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노시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나왔다. 제구가 다소 흔들리는 듯 했지만, 이닝을 마치기에는 문제가 없었다.

결국 팀 끝내기 승리와 함께 투수 데뷔전 승리 투수라는 행운까지 얻게 됐다.

김성민은 경기 직후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나고 얼떨떨하다. 2군에서 투수로 전향하고 준비하면서 상상만 했던 순간을 이렇게 맞이하게 돼서 너무 기쁘다. 2군에서 많은 가르침과 잔소리를 해주신 투수 코치님들께 감사하고, 부족한 저를 빠른 시간에 1군에 불러주신 감독님, 코치님께도 너무 감사하다. 오늘 내가 잘한 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강화에서 함께 훈련했던 (현)원회 (이)율예한테 너무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151km의 강속구로 알린 강렬한 등장. 김성민은 100%가 아님을 이야기했다. 그는 "불펜에서 준비할 때는 괜찮았는데, 막상 마운드에 오르니 긴장이 너무 심해 힘을 다 쓰지 못한 게 아쉽다. 떨리는 게 스스로도 느껴졌고, 어떻게 던졌는지도 잘 기억이 안 난다. 그래도 구속이 2군 때와 비슷하게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1군 마운드는 확실히 2군과는 전혀 다른 무대라는 걸 절실히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어렵게 내린 투수 전향이라는 결정. 김성민은 그동안의 고민을 이야기했다. 김성민은 "솔직히 매년 '올해가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으로 야구를 했다. 그래도 올해만큼은 자신 있는 걸 끝까지 해보고 그만두자고 마음먹고 2군 감독님께 말씀드린 뒤 투수로 전향했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힘이 됐지만, 걱정도 많아 힘든 순간도 있었다. 그래도 확신을 가지려고 했다"고 밝혔다.

김성민은 시즌 최종전인 4일 NC전에도 등판해 ⅓이닝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1군 두 차례 등판으로 투수로서 가능성을 알렸던 1년. 김성민은 2026년 활약을 다짐했다. 김성민은 "제 2구종을 장착하고 릴리스 포인트를 일정하게 만드는 게 가장 큰 숙제다. 코치님들께서 항상 '2군에서 압도해야 1군에서도 좋은 성적이 난다'고 말씀하시는데, 그 말씀처럼 2군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다"라며 "그리고 여러 선배님들, (이)로운이 (전)영준이 (박)시후를 뒤에서 든든히 받쳐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