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싸박에게 프로로서 조심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샤프' 김은중 수원FC 감독이 5일 K리그1 32라운드 FC서울전을 앞두고 뜨거웠던 제주전, 아찔했던 순간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김은중 감독은 직전 제주전에서 상대 선수, 제주 관중을 자극한 공격수 싸박을 자제시킨 영상이 공개되며 K리그 팬들 사이에 잔잔한 화제가 됐다. 제주의 전례 없는 한팀 4명 퇴장 사건 속에 수원의 극장골이 터지며 4대3으로 승리한 경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경기다. 싸박의 15호골과 함께 눈부신 활약으로 값진 승점 3점을 꿰찼지만 김은중 감독은 프로로서 인성에 대한 가르침을 잊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골 세리머니와 스로인 저지 과정에서 싸박의 불필요한 액션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상대 선수 추가 퇴장 등 불미스러운 일들이 발생했다. 이겨야 사는 전쟁같은 승부의 현장에서 펼쳐진 돌발 상황에 'K리그 레전드'김 감독은 침착하고 냉정하게 대처했다. 흥분한 싸박을 꾸짖고 돌발행동을 제지했고 상대 서포터석을 찾아가 함께 사과했다. 뜨거웠던 이날 경기 후 추가사고가 이어지지 않은 데는 선배 프로페셔널 감독들의 역할이 컸다.
김 감독은 5일 서울전을 앞두고 싸박의 제주전 행동이 팬들의 입길에 올랐다는 취재진의 말에 당시 싸박에게 한 조언을 전했다. 김 감독은 "싸박에게 골 세리머니를 상대 관중쪽으로 하는 건 상대 팬들을 흥분시키는 것이니, 프로로서 조심하라고 이야기했다. 경기를 하다보면 경기 후 경기장에서 과열될 수 있는 흥분 상태가 있는데 경기 후 우리는 우리가 해야할 일들을 해야 한다는 걸 싸박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상대 서포터석에 사과를 같이 가서 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그게 잘 됐다. 싸박도 약간의 마음고생이 있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이날 경기 전 안데르손, 정승원 등 '샤프볼'과 함께 커리어하이를 찍고 서울로 이적한 선수들도 라커룸을 찾았다. 적으로 만나게 된 안데르손이 위협적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물론이다. 우리 팀에서 잘해줬기 때문에 좋은 팀으로 이적했고 이 선수들의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에 저와 함께 했던 1년 6개월이 좋은 추억이 됐다"고 돌아봤다. "서로 잘 알기 때문에 더 위협적이고 조심해야 하는 것도 있고 한편으로는 단점 을 알고 막아야 하는 걸 잘 안다는 점도 공존한다"면서 "친정 팀을 상대로 가치를 보여주려 할 것같다. 정승원과 안데르손이 함께 라커룸에 찾아왔기에 우리 팀에 염탐을 하러 왔나 생각했다"며 웃었다. "안데르손은 FC서울에서 잘 적응하고 있긴 한데 아직 유니폼이 어울리지 않는다고는 해줬다"며 뼈 있는 농담을 전했다.
애제자 정승원에게도 할 말을 했다. "(정)승원이는 수원에서 저를 만나 프로생활에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11골을 찍었다. 아까 농담으로 '나랑 다시 하지 않는 한 두자릿수는 절대 못한다'고 저주 아닌 저주를 내렸는데 인정하더라"며 웃었다. '정말 (두자릿수 득점) 못하는 거냐'라고 취재진이 재차 묻자 김은중 감독이 염화시중의 미소를 띠었다. "저랑 아니며 할 수가 없어요"라고 쐐기를 박았다.
수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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