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작년 홈런왕, 올해 홈런왕 누가 먼저 터질까.
큰 경기는 팀 전력과 관계 없이 팽팽한 흐름을 보인다. 매 경기 총력전이고 가장 좋은 투수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타자들은 긴장감에 초반 방망이가 헛돈다. 특히 기선을 제압해야 하는 1차전은 더욱 그렇다. 5위팀의 내일이 없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은 그야말로 전쟁이다.
이럴 때일수록 중요한 게 큰 타구 한방이다. 홈런 하나에 경기 분위기가 왔다갔다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홈런의 힘,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크게 느껴진다. 2023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내준 LG는 2차전까지 패하면 정규시즌 우승팀 자존심을 완전히 구길 뻔 했는데 8회 터진 박동원의 극적 홈런포 한방에 시리즈 전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며 29년 만의 통합 우승으로 연결됐다.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맞붙는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 양팀은 확실한 대포를 보유한 팀들이다. 4위 삼성 라이온즈에는 올시즌 50홈런-158타점이라는 기적의 커리어를 남긴 디아즈가 있다. 역대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 그리고 KBO리그 전체를 통틀어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 역대 최초 50홈런-150타점 금자탑을 세운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하지만 NC 4번타자 데이비슨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46홈런을 때리며 홈런 타이틀을 차지한 강타자. 올해는 3번의 크고 작은 부상으로 경기 수가 부족해 디아즈와 겨루지 못했는데 결국 36홈런으로 2위에 올랐다. 타석 대비 홈런 생산은 지난해 못지 않았다. 또 시즌 후반 완전히 감을 찾으며 살아난 모습.
와일드카드결정전이 열리는 삼성라이온즈파크는 전국 9개 구장 중 홈런을 치기 가장 쉬운 구장으로 손꼽힌다. 디아즈, 데이비슨은 빗맞혀도 코스가 좋으면 홈런이 될 수 있는 곳이다. 외야 펜스가 육각 구조인 라이온즈파크는 좌-우측 파울 폴대 근처 외야 펜스까지의 거리가 매우 짧아, 다른 구장에서는 플라이가 될 타구들이 홈런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요한 순간 어떤 선수의 장포가 먼저 터지느냐가 양팀의 운명의 승부를 가를 최대 관전 포인으로 보인다.
디아즈는 1차전 좌완 구창모를 만난다. 디아즈는 좌투수를 상대로 우투수보다 더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좌투수 3할3푼, 우투수 3할5리다. 홈런은 좌투수 상대 15개, 우투수 상대 32개인데 이는 타석수가 2배 가까이 차이가 나기 때문. 다시 말해 좌-우를 가리지 않는 선수다. 오히려 좌투수 상대 더 강하다고도 볼 수 있다.
데이비슨은 삼성의 에이스 후라도를 무찔러야 한다. 데이비슨은 좌투수 상대 3할4푼6리로 강했는데, 우투수를 만나서는 타율이 2할8푼6리로 떨어진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