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시즌 막판 9연승을 질주하며 미라클 질주를 보여줬고, 와일드카드 1차전까지 잡아낸 NC다. 그렇다면 이쯤 해서 '기적의 선수'가 하나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데뷔 5년차 대졸포수의 어깨에 무거운 짐이 얹혔다. 1군 출전 경험은 8경기, 11타석이 전부다.
그런데 와일드카드 2차전이라는 절체절명의 무대를 홀로 책임져야한다. NC 다이노스 김정호(27)에게 주어진 운명이다.
NC의 와일드카드 엔트리에 포수는 2명 뿐이다. 국가대표 안방마님이자 2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쏘아올린 김형준, 그리고 바로 김정호다.
그간 주로 김형준의 뒤를 받쳤던 포수는 '46억 FA' 박세혁, 그리고 안중열이다. 하지만 현재는 두 선수 모두 부상중이다.
김형준마저 부상으로 빠졌다. 김형준은 전날 와일드카드 1차전 5회 결정적인 솔로홈런을 쏘아올렸지만, 손목 통증으로 교체됐다. 하필 추석 연휴 기간이라 정밀 검진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 이호준 NC 감독은 "전에 오랜기간 결장했을 때 다친 부위에 다시 문제가 생겼다. 그때도 방망이를 못칠 정도였다"면서 속상해했다.
결국 '마지막 포수' 김정호의 어깨에 NC의 운명이 달렸다. 교체 멤버도 없다. 오로지 김정호가 이날 경기를 책임져야한다.
이호준 감독은 "김형준이 뛰지 못하고, 김정호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권희동이나 김휘집이 (포수를)준비한다"면서 "2차전에서 승리하면 준플레이오프에는 박세혁이 돌아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성균관대 출신 김정호는 202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8라운드(전체 76번)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1m72의 키는 작은 편이지만, 대학 리그 시절에는 공수에서 가장 안정된 기량을 갖춘 선수로 호평받았다. 특히 포수의 포지션 특성상 강견에 블로킹 능력까지 갖췄다는 점이 프로 지명에 결정적 포인트였다.
그 진가를 보여주기엔 더할 나위 없는 판이 깔렸다. 어차피 올시즌 NC에서 1군 맛을 본 포수는 상기한 3명과 김정호까지 4명 뿐이다. 앞선 3명이 모두 부상이라면, 결국 김정호가 다음 기회를 받을 수밖에 없다.
데뷔 2년차 시즌을 마치고 입대,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마쳤다. 지난해 8월 전역했고, 올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올해 8경기에 출전, 11타석을 소화하며 9타수 4안타, 몸에맞는볼 1개, 희생번트 1개를 기록했다. 총 32이닝 마스크를 썼고, 도루저지율은 1할6푼7리(1/6)이다.
와일드카드 2차전 승리는 곧 준플레이오프 진출이다. NC가 또한번의 기적을 연출할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