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50홈런-158타점의 위력이 어디로 사라져버렸나.
삼성 라이온즈가 천신만고 끝에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삼성은 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승리하며, 1차전 패배를 설욕하고 SSG 랜더스와 만나게 됐다.
왜 천신만고였냐. 방망이가 지독히도 터지지 않아서였다.
1차전은 5안타로 침묵했다. 이성규의 솔로홈런으로 영봉패를 면했다.
2차전은 더 심각했다. 팀 전체 1안타였다. 1회 첫 타자 이재현의 안타가 전부였다. 1회 NC 선발 로건이 흔들리며 연속 밀어내기 실점을 해 승기를 잡을 수 있었지, 하마터면 업셋을 당할 뻔 했다. 2회부터 7회까지 퍼펙트를 당했다.
모든 타자들이 부진했지만, 특히 4번타자 디아즈의 침묵이 뼈아팠다. 1차전 4타수 무안타 1삼진 1병살타, 2차전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삼성은 디아즈의 장타가 나와야 승리 확률이 올라가는 팀. 그 압도적이던 디아즈가 조용하니, 타선 전체 힘이 빠지는 느낌이다. 다른 선수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도 그럴 것이 디아즈는 올시즌 삼성을 넘어 KBO리그 최고의 타자로 인정받았다. 역사를 새로 썼다. 50홈런 158타점. 한 시즌 외국인 선수 최다 홈런 신기록. KBO리그 전체 한 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 역대 최초 50홈런-150타점 고지를 정복한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폰세(한화)와 함께 강력한 MVP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런데 그 위력이 가을야구가 시작되자마자 사라지고 말았다. 일단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스윙이 급한 느낌이 있다. 50홈런 과정에서도 그렇게 참고, 참고를 외치며 밸런스를 무너뜨리지 않았는데 NC전 2경기에서는 매우 급했다. 1차전 9회 병살 장면을 보면 2B1S 상황서 김진호의 변화구가 거의 발로 떨어졌는데, 이걸 참지 못하고 휘둘러 파울이 돼 볼카운트 싸움에서 몰렸고, 그 다음 공을 갖다 맞히는데 급급해 병살이 되고 말았다.
SSG는 NC보다 투수력이 더 강한 팀이다. 또 양팀 경기는 9개 구장 중 가장 홈런이 잘 나오는 삼성라이온즈파크와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다. 큰 것 한방의 영향이 매우 클 시리즈다. 디아즈가 터져야 삼성의 가을 진군도 가능해질 수 있다. 디아즈를 빼거나 타순 변경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살아날 때까지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작년 가을 디아즈가 보여줬던, 파괴력 넘쳤던 모습을 떠올리며 말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