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마지막 홈경기, 또 오승환 선배의 은퇴식날 50호 홈런을 쳤고, 가을야구가 확정됐다. 정말 특별한 날이다. (홈런볼을)갖고 싶다. 구단에서 잘해줄거라 믿는다."
삼성 라이온즈 르윈 디아즈는 자신의 인생에 남을 기념비, 50호 홈런볼을 되찾을 수 있을까.
디아즈는 지난 9월 30일 자신의 50호 홈런을 친 직후 이에 대한 각별한 속내를 거듭 밝혔다.
"전광판을 딱 쳐다봤는데 '50홈런' 써있으면 '와 저 타자 진짜 잘한다, (홈런)진짜 많다'는 생각이 딱 들지 않을까. 나도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처럼,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처럼 저런 숫자를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구단 입장에서도 특별하다. 지난해 9년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달성했고, 시즌 도중 고비를 딛고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이른바 '왕조 시절' 이후 가을 무대에 오르는 과정이 매년 쉽지만은 않았던 삼성이다.
디아즈는 그 중심에 있는 선수다. 사상 첫 50홈런-150타점, 역대 최다타점(158개, 종전 2015 박병호 146개), 10년만의 50홈런(2015 박병호 이후 처음), 외국인 타자 역대 최다 홈런(종전 야마이코 나바로 48개) 등 홈런과 타점만으로도 줄줄이 새로운 기록들을 쌓았다.
특히 홈런은 2위 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 36개)와 14개 차이, 타점은 2위 문보경(LG 트윈스, 108개)와 무려 50개 차이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투고타저 시즌에 세운 놀라울 만큼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기록이기에 한층 더 눈부시다. 시즌 MVP 경쟁에서 '투수 4관왕'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에 맞설만한 호적수로 꼽히는 이유다.
하지만 디아즈는 아직 50호 홈런볼을 손에 쥐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기념구를 챙기는 역할은 관람객 대응을 담당하는 구단 마케팅팀에서 맡기 마련. 당연히 레전드 오승환의 은퇴식과 뒤늦은 가을야구 확정으로 인한 행사 및 상품 등을 추진하느라 바쁠수 밖에 없는 인력이다.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신이 디아즈의 50호 홈런볼을 주웠다는 내용과 함께 '디아즈 선수에게 의미가 큰 것 같아 홈런볼을 전달하고 싶었는데, 구단에선 기념사진과 사인볼 정도만 가능하다고 했다. 그냥 소장하기로 했다'는 글이 올라와 야구팬들 사이에 적잖은 논란이 됐다.
디아즈의 50호 홈런볼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야구팬들은 과거 SSG 랜더스 최정의 통산 468호-500호 홈런, KIA 타이거즈 김도영의 첫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의 외국인 통산 최다 홈런(175개, 종전 타이론 우즈 174개) 등의 상황과 대조하며 삼성 구단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디아즈의 기록이 최정의 마일스톤에 비할바는 아니겠지만, 김도영이나 로하스의 기록에 뒤질 것은 없어보인다.
삼성 측에 확인을 요청했다. 결과적으로 양 측의 소통에 오해가 있었다. 구단 관계자는 "오승환 선수의 은퇴식, 시즌 종료 직후 와일드카드 시리즈(홈에서만 2경기)가 이어지는 사정으로 인해 어려움이 있었다. 곧 디아즈 선수와 팬이 만남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단 담당자가 해당 팬의 연락처를 가지고 있었고, 이야기가 잘 마무리됐다. 어젯밤 선수단은 (인천으로)이동한 상황이다. 차후 일정을 맞춰 팬과 선수가 직접 만나 홈런볼을 전달받기로 했다. 해당 팬께는 그에 상응하는 선물을 드릴 예정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