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내일 선발이라며?"
준플레이오프에 출격하는 SSG 랜더스가 대형 변수에 마주쳤다. '절대 에이스' 앤더슨이 컨디션 난조에 빠졌다. 프로통산 100이닝도 안 되는 김건우가 2차전 선발 중책을 맡았다. 덕분에 SSG의 '02년생' 단체 채팅방은 더욱 뜨거워졌다.
이숭용 SSG 감독은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앤더슨이 빨라야 3차전에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앤더슨은 1차전 선발로 예상됐다. 갑자기 장염 증상을 나타냈다. 1차전에 화이트가 나오고 2차전 선발투수는 2021년 신인 김건우다.
SSG의 간판스타 김광현도 아니고 김건우다. 이숭용 감독은 "광현이보다 건우 페이스가 괜찮다. 김건우는 어차피 계속 선발로 키워야 할 선수다. 경험을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컨디션이 가장 좋다"고 신뢰를 나타냈다.
오히려 기회다. 김건우와 입단 동기인 고명준은 이날 출근길에 김건우를 마주쳤다. 고명준은 "주차장에서 건우를 만났다. 내일(10일) 선발이냐고 하니까 그렇다길래 잘 던지라고 했다"고 담백하게 말했다. 김건우도 투지를 불태웠다. 고명준은 "저희 02년생 단체 대화방이 따로 있다. 건우가 잘하자고 막 파이팅을 불어넣었다. 그래서 우리도 다 함께 한 번 해보자고 했다"며 의지를 다졌다고 돌아봤다.
고명준 또한 포스트시즌이 처음이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고명준은 "잘 잤다. 똑같이 야구장에 왔다. 긴장감 보다는 설레임이 더 느껴진다. 며칠 전부터 어떤 느낌일지 계속 궁금했다. 선배님들은 그냥 즐기면서 하라는 말씀을 제일 많이 해주셨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건우와 고명준은 나란히 2021 신인드래프트 상위에 지명된 투타 유망주다. 김건우는 1차지명, 고명준은 2라운드 전체 18번에 뽑혔다. 올 시즌 각각 선발투수와 주전 1루수로 자리를 잡았다.
고명준은 "즐기는 플레이가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당연히 긴장이 되겠지만 재미있게 해보겠다. 나의 장점인 장타를 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앤더슨이 빠지게 됐지만 우리 할 것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천=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