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아시아축구연맹(AFC)이 17일(이하 한국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AFC 어워즈 리야드 2025'를 앞두고 새롭게 디자인된 트로피를 공개했다.
AFC는 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우디에서 처음 개최되는 제29회 시상식에서 2007년 이후 18년만에 처음으로 새로운 트로피를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AFC에 따르면, 세공사 토마스 라이트가 디자인하고 수작업으로 제작한 이번 트로피는 'AFC 로고를 포함한 새로운 AFC 기업 브랜딩의 정수를 통합하여 구상'했으며, '트로피의 날개 상단에 있는 'A' 모양은 중앙 밴드의 AFC 로고와 조화를 이뤄지도록 디자인됐고, 기존 트로피의 전체적인 모양과 형태, 그리고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했다. 4개월에 걸쳐 50개가 넘는 디자인 후보를 추리는 과정을 거쳤다고 덧붙였다.
AFC는 팔각형 다이아몬드 형태의 메달인 '다이아몬드 오브 아시아' 트로피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AFC는 9월 이번 시상식을 빛낼 전체 후보 명단을 공개했다. 한국 축구는 전체 수상 부문을 통틀어 단 한 명만 배출했다. 2024~2025시즌 파리생제르맹(PSG) 소속으로 한국인 최초 트레블을 달성한 이강인이 올해의 국제선수상을 두고 경합한다. '이강인은 (박지성에 이어)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두 번째 한국 선수로 등극했다. 또한, 새롭게 확대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골을 넣은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됐다. 이강인은 4골 4도움으로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기여했다'라고 소개했다.
이강인의 동갑내기 절친인 일본 윙어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이란 간판 공격수 메흐디 타레미(올림피아코스)와 후보에 올랐다. 지난시즌 성과를 보면, 이강인의 첫 수상이 확실시된다.
앞서 한국인 선수로는 손흥민(2015·2017·2019·2023년, 4회)과 김민재(2022년, 1회)가 아시아 밖에서 활약하는 AFC 회원국 중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수여하는 AFC 국제선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다만 이강인이 국가대표팀에 차출돼 10일 브라질, 14일 파라과이와 A매치 친선경기 2연전을 치른 뒤 곧바로 소속팀으로 돌아가 18일 스트라스부르와 프랑스리그앙 8라운드 홈경기를 치러야 하는 스케쥴을 소화하는 만큼 시상식에 불참할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과 김민재도 시즌 중에 진행되는 AFC 어워즈에 참석한 적이 없다. AFC는 아시아권에서 활약하는 선수에게 수여하는 AFC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는 '필참'을 요구하지만, 국제선수상 수상자는 스크린을 통해 발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강인이 불참하면 이번 시상식에선 새롭게 디자인된 트로피를 만질 수 있는 한국 축구인 혹은 단체는 없다.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2023년 AFC 어워즈에선 올해의 남자선수(설영우), 올해의 여자선수(김혜리), 올해의 국제선수(손흥민), 올해의 남자 영플레이어(배준호), 올해의 여자 영플레이어(케이시 유진 페어), 올해의 남자 감독상(황선홍), 올해의 여자 감독상(박윤정), 올해의 협회상 플래티넘(대한축구협회) 등 8개 부문에 수상 후보를 배출해 손흥민과 박윤정 감독만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2025년 어워즈에선 이강인이 유일하게 후보에 올랐다. 한국 축구의 씁쓸한 현주소다. 국제 대회 성과, K리그 클럽의 아시아 무대 성과, 협회의 성과 등이 두루 미흡했다는 걸 방증한다. 이강인이 수상에 실패하면 3회 연속 어워즈 수상 행진에 종지부를 찍는다.
한편, AFC 올해의 남자선수상을 놓고는 아크람 아피프(카타르), 살렘 알 도사리(사우디), 아리프 하나피(말레이시아)가 경쟁하고, 올해의 남자 감독상을 두고는 트레버 모건(호주), 리송호, 송성권(이상 북한)이 경합한다.
축구협회 플래티넘상 후보는 이란축구협회, 일본축구협회, 사우디축구협회가 올랐다. 중국축구협회, 태국축구협회, 베트남축구협회는 다이아몬드 트로피를 두고 싸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