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타자 디아즈가 준플레이오프 시작과 함께 귀신 같이 부활했다.
디아즈는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디아즈는 6일과 7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7타수 무안타 침묵했다. 하지만 이날은 5타수 3안타 활약하며 5대2 승리에 앞장섰다.
디아즈는 이미 반등을 예감하고 있었다. 경기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디아즈는 "타격은 항상 오르막 내리막 사이클이 있다. 와일드카드전에서 못 쳤다고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이미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지금 약간 하락세에 들어온 것 같다. 이는 곧 상승세도 온다는 이야기다.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평소와 같이 하던 대로 준비를 했다.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디아즈는 실력을 의심할 필요가 없는 강타자다. 정규시즌 타율 3할1푼4리 50홈런 15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25를 기록했다. 강력한 MVP 후보다. 일시적인 부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슬럼프를 짧게 끊고 좋은 컨디션을 오래 유지할수록 훌륭한 선수다.
디아즈의 침체와 별개로 삼성은 어차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뚫었다. 디아즈는 "내가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팀이 이겼으면 됐다. 포스트시즌 자체가 축제다. 재미있게 하려고 즐기려고 한다. 준비 잘했다. 이기는 데 집중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디아즈의 '내리막'은 금방 끝났다. 새로운 시리즈에 들어오자 디아즈가 예고한대로 흐름이 뒤바뀌었다. 다시 공격 선봉에 나서며 타선을 진두지휘했다.
첫 타석은 아쉬웠다. 1-0으로 앞선 1회초 1사 3루 찬스를 살려주지 못했다.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3루에 있던 김성윤이 홈에서 잡혔다. 삼성은 추가 득점 기회를 놓쳤다.
디아즈는 3회초 두 번째 타석에 드디어 침묵을 깨뜨렸다.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후속 김영웅이 2점 홈런까지 쏘아올렸다.
4회초에는 본인이 직접 해결했다. 무사 1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폭발했다. 구자욱이 2루와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오기에 충분했다. 삼성이 4-0으로 성큼 달아났다. 김지찬의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디아즈도 홈을 밟았다.
삼성은 선발 최원태의 호투 속에 6회까지 5점 리드를 잡았다. 7회에 2점 추격을 허용했을 뿐이었다. 이호성이 1⅔이닝 무실점, 김재윤이 1이닝 무실점으로 이어 던져 승리를 지켰다.
인천=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