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9월 미국 원정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것 같았던 홍명보호 스리백이 세계 최강 공격진 앞에서 무수히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플랜A 전술에 대한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IFA 랭킹 6위 브라질과의 A매치 친선경기에서 0대…로 완패했다. 전반 13분 이스테방(첼시), 41분 호드리고(레알 마드리드)에게 연속실점하며 전반을 0-2로 끌려간 한국은 후반에도 반전 없이 ~~ 그대로 이로써 한국은 브라질과 A매치 6연패를 기록하는 한편, FIFA 랭킹 점수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수비가 문제였다. 홍 감독은 '수비 핵'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을 스리백 축으로 두고 양 옆에 조유민(샤르자)와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을 배치했다.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와 이태석(오스트리아 빈)을 양 윙백에 세웠다. 사실상의 파이브백이었다. 일단 수비적으로 안정화를 시킨 상태에서 손흥민(LA FC),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의 번뜩이는 플레이로 기회를 엿본다는 전략이었다. 브라질은 4-2-4 포메이션에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고(이상 레알), 마테우스 쿠냐(맨유), 이스테방으로 공격 4중주를 꾸렸다.
예상대로 브라질의 공격은 매서웠다. 전반 4분과 10분 호드리고와 비니시우스가 한국의 밀집 수비를 깨기 위해 과감한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전반 13분 선제골이 나왔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브루노 기마랑이스(뉴캐슬)의 침투 패스를 건네받은 이스테방이 달려나온 한국 골키퍼 조현우(울산)의 방어를 피해 골문 상단을 노린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기마랑이스는 한국 스리백의 왼쪽 센터백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가 전진하는 찰나를 노려 센터백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레프트 윙백 이태석(오스트리아 빈)의 사이 공간을 정확히 노렸다.
전반 41분 추가실점 상황에서도 스리백은 제기능을 하지 못했다. 한국 진영 좌측 깊숙한 지점에서 공을 잡은 비니시우스가 박스 안에 있는 카세미루(맨유)에게 패스를 찔렀다. 카세미루는 논스톱으로 전방에 있는 호드리구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공을 잡은 호드리구가 마크맨 설영우를 가볍게 제치고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추가골을 갈랐다. 조유민이 측면으로 빠져 비니시우스를 막고, 설영우가 페널티지역에 버티는 미스 매치 상황에서 서로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은 하프타임에 미드필더 황인범(페예노르트)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옌스 카스트로프(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를 투입하며 중원에 변화를 꾀했다. 중원 싸움에 더 힘을 쏟겠다는 홍 감독의 복안이었는데, 옌스 효과가 드러나기도 전에 수비가 무너졌다. 후반 2분, 페널티 지역에서 김주성의 백패스를 받은 김민재가 다시 김주성에게 리턴패스를 건넨다는 것이 이스테방의 발에 걸렸다. 공을 잡은 이스테방이 빠르게 골문 앞까지 달려가 왼발로 골문을 열었다.
4분, 4번째 실점 상황에선 수비형 미드필더 백승호의 볼 간수가 아쉬웠다. 한국 진영에서 공을 받은 백승호를 브라질 선수가 강하게 압박해 실책을 끌어냈다. 패스를 전달받은 비니시우스가 좌측으로 달려가는 호드리구에게 패스를 내줬고, 이를 호드리구가 골문 우측을 향하는 오른발 슛으로 멀티골을 낚았다. 후반 두 번의 실수가 나온 상황에서 동료 수비수들의 커버도 늦었다.
한국은 후반 18분 손흥민 이재성 김민재를 동시에 빼고 오현규(헹크) 김진규 박진섭(이상 전북)을 동시에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후반 32분 상대 역습 상황에서 수비가 비니시우스의 스피드와 드리블에 속수무책으로 뚫리며 5번째 골을 내줬다. 팀이 한 명의 개인을 막지 못한 장면이었다. 홍명보호는 많은 숙제를 안은 채 그대로 0대5 대패를 당했다. 상암=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