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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전 현장인터뷰]'월드컵 본선이 중요해' 홍명보 감독 "강호 브라질 상대로 많은 걸 보고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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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세계 최강 브라질에 '오대영' 패배를 당한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완패를 인정한 뒤 이날 패배를 자양분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A매치 친선경기에서 전반 2골, 후반 3골 총 5골을 헌납하며 0대5로 졌다. 전반 13분 이스테방(첼시)에게 선제실점하며 리드를 허용한 대표팀은 전반 41분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 후반 2분 이스테방, 4분 호드리구, 32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에게 릴레이 골을 헌납했다. 2022년 6월 상암에서 브라질에 1대5로 패한 뒤 가장 큰 점수차 패배다. 9월 미국 원정에서 2026년 북중미월드컵 공동 개최국 미국(2대0 승)과 멕시코(2대2 무)를 상대로 기대 이상 선전한 홍명보호는 FIFA 랭킹 6위 브라질 앞에선 실력차를 여실히 드러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궂은 날씨에도 많은 팬이 찾아왔는데, 좋은 결과를 드리지 못해 미안하다. 팀으로선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말로 강한 팀과 붙어서 많은 걸 배웠다. 특히, 실점 장면에 있어서 그렇다. 여러가지로 선수, 코치들이 많은 걸 느끼고 배운 경기였다. 결과에 대해선 여러 아쉬움이 있지만, 지금은 앞을 보고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새 '플랜A' 전술인 홍명보표 스리백은 비니시우스를 앞세운 브라질의 호화 공격진 앞에서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었다. '수비 핵'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조유민(샤르자),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이 늘어선 스리백과 윙백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이태석(오스트리아 빈)이 사실상 파이브백을 구성해 상대에게 공간을 주지 않기 위해 애썼지만, 브라질의 역습, 스루패스, 연계플레이에 속수무책으로 뚫렸다. 상대의 개인 전술에 팀 전체가 대응하지 못하는 장면이 계속 반복됐다.

홍 감독은 "축구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 실점 장면이 나왔다. 실수도 있고, 상대가 잘해서 패싱플레이로 골을 넣기도 했다. 카운트어택에 의한 실점도 있었다"며 "이런 것들은 앞으로 우리가 더 개선해야 한다. 그러면 나중엔 실수를 안 할 수 있다.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김민재도 다음 경기에서 실수를 안 할 수 있다"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이어 "미국 원정과 비교해 압박 타이밍과 강도가 좋지 않았다. 계속해서 개선해야 할 방향"이라고 스리백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빌드업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에 대해선 "오늘 두 가지를 준비했다. 첫번째는 상대의 전방 압박 숫자가 많을 경우엔 롱볼을 이용해서 우리 공격수와 상대 수비수가 일대일 상황을 만드는 것이었다. (수비에)우리 숫자가 많을 때는 빌드업을 하기로 준비했다. 중요한 건 빌드업이다. 선수들이 빌드업하다가 뺏겨서 상대에 실점하고, 그래서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그런 과정을 계속 거쳐야 한다. 무작정 빌드업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다만 빌드업을 할 땐 (공이)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길게 가냐, 짧게 가냐는 선택의 문제"라고 답했다.

경기 중 전술 변화를 고민했는지를 묻는 말엔 "포백으로 바꿀 생각도 했지만, 선수 구성도 그렇고 파이브백으로 경기를 마치는게 낫다고 생각했다"라고 스리백을 끝까지 밀고 간 이유를 설명했다.

홍 감독은 0-4로 끌려가던 후반 18분, 이날 A매치 137경기로 대표팀 역대 최다출전 기록을 세운 주장 손흥민(LA FC)을 비롯해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핵심 미드필더 이재성(마인츠), '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모두 벤치로 불러들이고 오현규(헹크), 김진규 박진섭(이상 전북)을 교체투입하는 강수를 빼들었다. 후반 교체술을 발휘한 뒤 잠깐 공격에 활기가 돌았지만, 브라질의 골문을 열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한국과 브라질의 슈팅수는 4대14, 유효슈팅수는 1대7로 열세였다. 한국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14일 파라과이와의 두 번째 친선경기를 준비한다. 같은 경기장에서 오후 8시에 맞붙는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 브라질전 기자회견 전문.

-경기 소감

▶오늘 브라질과 경기에서 궂은 날씨에 많은 팬이 찾아왔는데, 좋은 결과를 드리지 못해 미안하다. 팀으로선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말로 강한 팀과 붙어서 많은 걸 배웠다. 특히, 실점 장면에 있어서는… 5번째 실점 장면 카운터 어택에선… 시간이 있으면 보완해야 하지만, 여러가지로 선수, 코치들이 많은 걸 느끼고 배운 경기였다. 결과에 대해선 여러 아쉬움이 있지만, 지금은 앞을 보고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실수가 나왔다. 실험의 일환인가

▶두 가지를 준비했다. 첫번째는 상대의 전방 압박 숫자가 많을 경우엔 롱볼을 이용해서 우리 공격수와 상대 수비수가 일대일 상황을 만드는 것이었다. (수비에)우리 숫자가 많을 때는 빌드업을 하기로 준비했다. 빌드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빌드업하다가 뺏겨서 상대에 실점을 하고, 그래서 자신감이 떨어진 점도 있지만, 그런 과정을 계속 거쳐야 한다. 무작정 빌드업을 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빌드업의 중요한 점은 (공이)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거다. 길게 가냐, 짧게 가냐는 선택의 문제다.

-많은 면에서 밀린 양상이었는데, 중간에 전술에 변화를 주지 않은 이유.

▶상대의 공격수들이 스트라이커 역할을 하기보다 내려와서 미드필더 역할을 하면서 본인들이 볼을 받아 빠르게 공격 전환을 했다. 그래서 우리 수비수들이 맨투맨을 하지 못하고 계속 밀려오는 상황이 있었다. 볼을 잡았을 때 뒤에서 한 명이 나가서 볼을 갖고 있는 선수를 밀착하고, 나머지는 커버링을 하는 상황을 만들자고 전반 끝나고 지시했다. 중간에 포백으로 바꿀 생각도 했지만, 이 경기는 선수 구성도 그렇고, 경기 자체적으로 파이브백으로 경기를 마치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하프타임과 경기 후 토크.

▶전반전에 수비도 그렇고 공격도 그렇고 몇 장면은 괜찮았다. 앞 지역에서 전방압박이 나가는 장면이 특히 그랬다. 브라질 선수들이 개인 기량이 좋고 패스나 개인 테크닉이 좋다. 어느 시점에 우리 선수들이 압박이 나가는 거에 주저함이 보였다. 결과적으론 좋았던 장면에선 압박보단 뒤로 무르기 시작했고, 상대에게 공간을 많이 내줬다. 전반전 끝나고 우리 선수들에게 괜찮다고 말해줬다. 우리가 하고자하는 것에 대해서 실점은 했지만 적극적으로 하자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

-잦은 실수가 나왔다.

▶축구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 실점 장면이 나왔다. 실수도 있었고, 상대가 잘해서 패싱플레이로 골도 넣었다. 카운트어택에 의한 실점도 있었다. 앞으로 우리가 더 개선을 해야 한다. 그러면 나중엔 실수를 안 할 수 있다.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김민재가 다음 경기에서 실수를 안 할 수 있다. 미국 원정과 비교해 앞에서부터 압박하는 타이밍과 강도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계속해서 개선해야 할 방향이다.

-개인 능력의 차이.

▶개인 능력을 당장 높은 수준까지 올리는 건 어렵다. 결과적으론 이런 과정을 거쳐서 강팀과 만났을 때 어떤 점이 문제가 됐는지 살펴야 한다. 내년 월드컵에 가서 잘 마무리가 되어야 한다. 팀으로 싸우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얘기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선 부족한 점이 있었다. 오늘 배운 점을 조금씩 메꿔나가는 수밖에 없다. 상암=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