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민호 형님 정말 괜찮으세요?'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는 가을야구 속 최지훈과 강민호가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얼마나 미안했으면 헬멧에 손까지 올리고 고개까지 숙였을까. 치열한 승부가 펼쳐진 가을야구. 타석에 있던 최지훈은 투구에 맞고 주저앉아 통증을 호소하는 포수 강민호를 진심으로 걱정했다.
고의성은 전혀 없었던 상황에서 기습 번트 동작에 투구가 겹치는 바람에 미트로 잡지 못한 슬라이더에 손등을 그대로 강타당한 포수 강민호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강민호는 통증이 얼마나 컸으면 끼고 있던 미트를 내던지고 이까지 악물었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한 채 주저앉아 손목 상태를 살피고 있던 상대 팀 포수를 진심으로 걱정하던 최지훈은 강민호가 다시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이어 나가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시 타석에 들어선 최지훈은 통증 참고 경기를 이어 나가려는 강민호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상대 팀 후배의 따뜻한 마음에 통증이 남아 있던 강민호도 다시 미소를 되찾았다.
1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삼성의 준PO 2차전. 2대2 동점 상황이던 4회말 1사 타석에 들어선 SSG 최지훈은 상대 배터리를 흔들기 위해 초구에 기습 번트를 시도하다 배트를 거둬들였다.
삼성 선발 가라비토가 던진 초구 143km 고속 슬라이더는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꽉 찬 코스에 들어갔다. 기습 번트를 대기에는 힘든 코스라 배트를 급히 거둬들인 최지훈. 포구를 하려고 미트를 뻗은 순간 포수 강민호는 타자 최지훈 기습 번트 동작에 순간적으로 볼이 겹치며 포구에 실패했다. 하필 보호대가 없는 손목 쪽을 그대로 강타당한 강민호는 그대로 주저앉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급히 달려 나온 트레이너가 강민호 상태를 살피는 사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최지훈은 미안한 마음에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마운드에 있던 선발 가리비토까지 홈 베이스로 내려와 강민호를 걱정할 정도로 포수가 받은 충격은 컸다. 가을야구 삼성에 있어 베테랑 포수 강민호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이걸 누구보다 잘 아는 강민호는 극심한 통증을 참았다. 부어오른 손목에 파스를 뿌린 뒤 다시 미트를 끼고 안방에 앉은 강민호는 가라비토의 연습 투구를 몇 번 받은 뒤 경기에 뛸 수 있다는 사인을 벤치에 보냈다.
다시 타석에 들어선 최지훈은 포수 강민호에게 다가가 헬멧에 손을 올린 뒤 고개 숙여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통증이 남아 있던 강민호도 상대 팀이지만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해 준 최지훈의 따뜻한 마음을 느꼈는지 미소 지으며 괜찮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치열한 승부가 이어진 준PO 2차전. 가을야구 안타가 없던 삼성 강민호가 9회초 SSG 마무리 조병현 상대 동점 적시타를 날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9회말 등판한 후라도가 김성욱에게 1사 이후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삼성은 SSG에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통증을 참고 끝까지 안방을 지킨 강민호는 9회말 김성욱의 끝내기 홈런이 나오자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