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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수처럼 쳐라" 감독픽 특급 타격 재능, KIA 내야 판도 뒤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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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공격적으로 쳐라. (윤)도현이처럼."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올 시즌 막바지 가을야구 탈락이 사실상 확정됐을 때부터 다음 시즌 대비를 시작했다.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 등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유독 고생하면서 뎁스의 중요성을 어느 해보다 뼈저리게 느낀 한 해였다.

윤도현은 타격에서 이 감독을 가장 만족하게 했던 내야수다. 40경기에서 타율 0.275(149타수 41안타), 6홈런, 17타점, OPS 0.786을 기록했다. 왜 2022년 1차지명 김도영과 함께 KIA 내야의 미래를 이끌 주역으로 평가받았는지 적은 기회 속에 충분히 보여줬다.

이 감독은 "공격적으로 쳐야 한다. 도현이처럼 떨어지는 공이 와서 속더라도 과감하게 칠 수 있는 그런 선수들이 앞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물론 윤도현도 보완할 점은 많다. 입단 이래 해마다 부상이 있었던 탓에 1군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클러치 상황에서 수비나 주루 실수가 종종 나온다.

윤도현은 "당연히 수비는 마무리캠프나 스프링캠프 때 많이 보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수비가 보완이 된다면, 나도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고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 또 한 가지는 아무래도 내가 부상으로 계속 한 달 야구했다가 4~5개월 쉬는 게 반복되면서 몸이 적응도 안 되고 수비에서 안 좋은 모습을 많이 보였다. 부상 없이 쭉 간다면 수비도 솔직히 어렸을 때부터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다시 (좋았던 때로) 돌아올 수 있다고 믿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음 시즌 KIA 내야는 변수로 가득하다. 일단 유격수 박찬호가 FA 대어로 시장에 나간다. KIA는 잔류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타 구단과 영입전이 펼쳐졌을 때 뺏길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1루수 패트릭 위즈덤은 다음 시즌 재계약이 불투명하다. 구단이 기대했던 홈런 30개는 충분히 넘겼지만, 득점권에서 클러치 능력이 매우 떨어져 '영양가 논란'이 있었다. 국내 야수들의 교통 정리를 위해서도 외국인 타자를 코너 외야수로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3루수 김도영과 2루수 김선빈은 부상이라는 변수를 안고 있다. 김도영은 올해만 햄스트링을 3번 다쳐 30경기 출전에 그쳤다. 다음 시즌 풀타임을 장담할 수 있을지 현재는 미지수다. 김선빈은 올해 종아리 부상으로 2개월 정도 자리를 비웠다.

윤도현은 2루수와 3루수가 모두 가능한데, 이 감독은 1루수로도 가능성을 시험할 의지를 보였다. 김도영과 김선빈이 아무리 부상 변수가 있어도 현재 각 포지션의 확실한 1번 선수이기 때문. 윤도현이 잠재력을 보여준다면, 다음 시즌 오선우와 주전 1루수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2루수를 기준으로 하면 수비는 윤도현보다 박민과 김규성이 훨씬 안정적이다. 올해 백업으로 시즌 내내 자리를 지킨 이유다. 이 감독은 박민과 김규성이 내년에도 자리를 지키려면 타격 능력을 훨씬 끌어올려야 한다고 봤다. 그러려면 윤도현처럼 타석에서 겁 없이 스윙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감독은 "수비로 보면 백업으로는 (김)규성이와 (박)민이보다 수비를 더 잘하는 선수가 팀에 없다. 내년에도 1군에서 충분히 두 선수가 가능하겠지만, 그보다 점프를 하려면 공격력을 더 준비하고 키워야 한다. 수비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계속 백업으로만 머무를 수는 없으니까. 성장하려면 방망이를 하루 천 개씩 치든, 투수마다 어떤 공을 많이 던지는지 공부를 하든 해야 한다. 막무가내로 친다고 되는 것은 아니고, 스마트하게 머리도 쓰면서 자기가 필요한 것들을 공부하면 금방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KIA는 11월 3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캠프를 진행한다. 윤도현과 김규성, 박민 등 다음 시즌 뎁스 강화를 위한 핵심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지켜볼 전망이다.

이 감독에게 타격으로 가장 칭찬받았던 윤도현은 다음 시즌 내야 판도를 뒤흔들 만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낼 수 있을까.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