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한화 이글스의 마무리투수가 돌아왔다.
김서현은 12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국군체육부대(이하 상무)와의 경기에서 9회초 올라와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선두타자 한동희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김서현은 이어 윤준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후속 김호진까지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키면서 1이닝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총 투구수는 11개. 직구 최고 구속은 152㎞가 나왔고, 슬라이더를 섞었다.
올 시즌 김서현은 그야말로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다. 시즌 초반 마무리투수 보직은 받은 그는 69경기에 출전해 2승4패 33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했다. KT 위즈 박영현(35세이브)에 이은 세이브 2위의 성적. 마무리투수 첫 해로는 더할나위 없는 성적이었다.
한 시즌 내내 압박감이 심한 상황과 싸웠던 그는 8월초 다소 흔들리는 듯 했지만, 김경문 한화 감독의 전폭적인 믿음 속에서 다시 마무리투수로 역할을 해왔다. 9월 나온 8경기에서 8⅓이닝 평균자책점 1.08로 순조롭게 한 시즌을 마치는 듯 했지만, 마지막 등판에서 결국 눈물을 쏟았다.
지난 1일 인천 SSG 랜더스전. 한화는 SSG를 상대로 9회초까지 5-2로 앞서 있었다. 정규시즌 2경기를 남겨둔 한화는 이날 경기 포함 잔여경기를 모두 이기면 선두 LG 트윈스와 1위 결정전을 치를 수 있었다.
한화로서는 마지막까지 힘을 짜내야 하는 상황. 선택의 여지 없이 김서현을 올렸다. 3연투에 나섰던 김서현은 아웃카운트 두 개는 순식간에 잡았다. 그러나 류효승의 안타와 현원회의 홈런, 정준재의 볼넷에 이은 이율예의 홈런으로 결국 5-6 역전을 허용.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한화의 1위 가능성이 소멸됐던 경기. 21세 마무리투수가 감당하기에는 벅찬 시련이었다. 김서현은 결국 고개를 떨궜고, 눈물을 흘렸다.
아쉬움으로 정규시즌을 마쳤지만, 만회할 기회는 있다.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한화는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내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도전한다.
12일 상무전에서는 불펜진을 점검했다. 김서현은 12대6으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왔고, 완벽하게 역할을 소화하며 포스트시즌을 앞둔 최종 점검을 무사히 마쳤다.
지난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SSG가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SSG 마무리투수 조병현이 다소 흔들렸고, 삼성이 야심차게 투입한 아리엘 후라도는 패전투수가 됐다. 경기의 끝맺음이 중요하다는 걸 그대로 보여줬던 경기.
한화로서도 김서현이 계속해서 흔들렸다면 포스트시즌 운영 전반이 힘들 수 있었다. 비록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1이닝을 완벽하게 막으면서 김서현도 지난 충격을 지우고, 자신감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안정을 찾은 김서현의 모습에 한화도 짐을 덜고 홀가분하게 시리즈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