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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야 하는 이유 또 있네"…비만인 무릎 관절염 유병률 1.8배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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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비만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과체중으로 인한 무릎 관절 건강에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체중이 1㎏ 증가하면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하중은 3~5㎏에 이른다. 걷고 달리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면 무릎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

과도한 하중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면 무릎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의 미세 손상이 진행되고 관절 통증과 기능 저하를 초래해 퇴행성 관절염 발병 시점을 앞당긴다. 이로 인해 신체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또 다시 체중이 늘고 관절염이 가속화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2022)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인 비만군의 무릎 관절염 유병률은 정상 체중군 대비 약 1.8배 높았다.

힘찬병원 정형외과 이정훈 의무원장은 "체중이 불어나면 무릎 관절에 물리적 압력이 가해지는데, 비만 여성이 정상 체중의 여성에 비해 관절염 위험이 4배 높다"며 "비만인 사람이 5㎏ 체중을 감량하면 관절염 증상이 50% 정도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체중 조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관절염 악화시키는 과체중…발생 위험 최대 1.8배

실제 비만과 무릎 관절염의 연관성은 국내외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2023년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50세 이상 성인 110만명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분석해 비만이 무릎 관절염 발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비만군은 일반인에 비해 무릎 관절염 발생 위험이 1.28배 높았으며, 특히 복부비만(허리둘레 남성 90cm, 여성 85cm 이상)을 동반한 비만군의 경우, 그 위험도가 일반인 대비 1.41배로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2년간 비만 상태를 개선한 사람은 무릎 관절염 발생 위험이 10~11.6% 감소했다.

특히 과거에는 비만과 관절염의 연관성이 단순히 무릎에 가해지는 물리적 하중의 측면에서 주로 해석되었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지방 조직의 화학적 영향을 주목한다.

2023년 중개의학 저널(Clinical and Translational Medicine)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비만 환자의 관절염 진행 속도가 정상 체중 환자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 환자의 지방세포에서는 염증을 촉진하는 물질인 아디포카인(Adipokines)과 사이토카인(Cytokines)이 분비되는데, 이 염증성 물질들은 혈액을 타고 전신을 순환하며 무릎 관절 내부의 연골 세포와 활액막을 공격하여 손상을 촉진한다. 또한 관절 내 염증을 증폭시켜 관절염 증상을 악화시킨다. 즉, 비만은 과도한 무게로 관절을 짓누르는 동시에, 염증 폭탄으로 관절을 파괴하는 이중 공격을 가하는 셈이다.

◇격렬한 운동보다 수영·실내 자전거 타기 등 저충격 유산소 운동 권장

비만과 관절염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가장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체중 감량이다. 체중을 줄이는 것은 관절에 가해지는 물리적 하중을 즉각적으로 감소시키고, 염증성 아디포카인의 분비를 줄여 관절 환경을 개선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온다.

또 일상생활 중에 무릎을 장시간 구부리는 자세를 피하고, 바닥에 앉거나 쪼그리고 걸레질 하는 습관들은 가급적 고쳐야 한다. 보통 관절염이 있을 때 통증이 있거나 무릎을 아껴야 한다고 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적절한 하체 근력 운동으로 무릎 주변 근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관절을 지탱해주는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면 관절이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더 커진다.

단 비만, 무릎 관절염 환자는 체중 부하가 적으면서도 근력 유지 및 체중 조절이 가능한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격렬한 운동보다는 수영, 아쿠아로빅, 실내 자전거 타기, 가벼운 걷기 등 저충격 유산소 운동이 권장된다. 물에서 하는 운동은 부력 덕분에 관절에 하중이 거의 가지 않아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실내 자전거 타기는 앉은 자세로 운동하기 때문에 체중 부하를 최소화하면서 허벅지 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 의자에 앉아 허벅지 앞쪽 대퇴사두근을 강화하는 운동을 매일 10분 이상 반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관절 주변 근육이 하중을 분산시켜 관절 손상을 막아준다. 운동은 주 3~5회 꾸준히 지속한다.

힘찬병원 정형외과 이정훈 의무원장은 "관절염 통증이 생긴 후 체중의 5~10% 감량만으로도 통증이 현저히 줄어들고 관절염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며 "진료실을 찾는 관절염 환자들에게 적정한 체중을 유지와 자신에게 맞는 운동 방법을 찾아서 꾸준히 규칙적으로 하고, 좋은 생활습관을 갖도록 강조한다"고 말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