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리그1을 거쳐 중국 슈퍼리그에서 맹활약 중인 바코(32·발레리 카자이슈빌리)가 산둥 타이산과 재계약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다만 과정은 순조롭지 않은 눈치다.
소후닷컴 등 중국 현지 매체들은 13일(한국시각) '산둥이 바코와의 재계약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고 전했다. 산둥은 바코에게 연봉을 삭감한 재계약 조건을 내밀었고, 바코는 이에 동의했으나 2년 이상 다년 계약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산둥 유니폼을 입은 바코는 38경기 9골-13도움으로 첫 발을 떼었다. 중국슈퍼리그 적응을 마친 올해 현재 22골을 기록하면서 리그 득점 랭킹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7경기 연속골 및 2경기 연속 해트트릭 등 엄청난 결정력을 선보이면서 중국 최고의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으로 부상했다.
바코가 현재 산둥에서 받고 있는 연봉은 100만유로(약 16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중국에서 뛰던 외국인 선수 연봉과 올 시즌 그의 활약상을 고려할 때 소우 '혜자 계약'이라고 할 만한 수준. 하지만 산둥은 구단 연봉 테이블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 연봉 수준을 낮추는 데 포커스를 두고 바코에게도 비슷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현지에선 바코의 이적 상황을 우려하는 눈치. 소후닷컴은 '산둥은 2년 전에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모이세스에게 6개월 단기 계약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하고 선수가 팀을 떠나는 상황을 맞이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외국인 선수와 다년 계약을 체결하는 건 위험부담이 따른다'며 산둥의 고민에도 이유가 있음을 강조했다.
중국 현지 관측처럼 바코가 연봉 삭감을 감수하고 산둥에 남을지는 미지수다. 최강희 감독을 일방적으로 내친 산둥은 대행 자리에 앉혔던 한펭 코치와 이달 말 결별하고 새 외국인 지도자를 앉힐 계획이다. 어수선한 팀 분위기, 내년에 또 다시 바뀔 운영 문제 등을 볼 때 불확실성이 크다. 산둥에서 뛰어난 성적을 남긴 만큼 바코가 시장에 나온다면 그를 원하는 팀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산둥이 바코를 내보내면 그의 역할 이상을 해 줄 새 외국인 선수를 찾을 수 있을지도 변수다.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협상의 키는 바코가 쥐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