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루수 없이 어떻게 야구를...
KBO는 12일 전력강화위원회가 확정한 K-BASEBEALL SERIES 대표팀 명단을 확정, 발표했다.총 35명의 선수가 태극 마크를 달게 됐다. K-BASEBEALL SERIES는 11월 8일~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체코 대표팀과 2경기를 치르고 11월 15일~16일엔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 대표팀과의 2경기를 치른다.
명단을 보면 야수는 17명이 뽑혔는데, 내야수 선발이 흥미롭다.
내야수 자원으로는 김영웅(삼성) 문보경 신민재(이상 LG) 박성한(SSG) 김주원(NC) 노시환(한화) 송성문(키움) 한동희(상무)가 선발됐다.
왜 흥미롭냐면 1루수가 없다. 많은 팀들이 외국인 타자를 1루수로 쓰는 현실인데, 그렇다고 국가대표팀에 1루 용병을 데려다 쓸 수도 없는 노릇. 그렇다고 전문 1루수룰 한 명도 둘 만한 선수가 없다는 현실이 KBO리그의 현 상황을 보여준다. 이승엽, 이대호, 김태균, 박병호 등의 계보를 이을 토종 거포가 그만큼 없다는 의미다. 이 선수들의 전성기 때는, 대표팀 1루수를 도대체 누구에게 맡겨야 하나가 감독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였다. 전력 구성에, 선수들 자존심을 지켜주는 일까지 매우 어려운 숙제였다.
이번 대표팀에는 1루수로 뽑힐 만한 선수 중 강백호(KT)가 제외됐다. 그래도 야구는 해야하는 법. 3루수만 5명이다. 일단 유격수는 박성한과 김주원 투톱 체제다. 2루는 신민재가 지키는 가운데, 3루수 자원 중 송성문도 2루 커버가 가능하니 문제가 없다. 결국 김영웅, 문보경, 노시환, 한동희 중 한 명이 1루로 가야하는데 문보경이 있으니 큰 걱정은 없다. 다른 선수들은 1루 경험이 많지 않은 반면, 문보경은 정규 시즌 중에도 1루로 출전한 경험이 많다. 1루 수비도 큰 문제 없이 척척 해낸다. 노시환도 한화에서는 3루로 전경기에 나갔지만, 국가대표팀에서는 1루를 맡은 경험이 있다.
류지현 감독은 1루 수비는 아무래도 다른 포지션에 비중이 떨어지니, 그 수비를 하겠다고 다른 선수를 넣는 것보다 방망이에 포커스를 맞추고 선수를 선발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중심에 문보경이 있어 가능했다. LG 감독 시절부터 문보경의 수비력을 알고 있으니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을 듯.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김하성(애틀랜타) 김혜성(LA 다저스)해외파 선수들에 한국 대표로 WBC 출전이 가능한 외국인 선수를 최대한 소집된다 해도, 거기서도 1루를 맡을 자원은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
과연 류 감독은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해진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