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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안 울었는데, 아버지께서…" 18세 준비된 거포? '이대호 홈런' 보고 야구 시작 → 33년전 '우승 유격수' 기운 보여줄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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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전 울지 않았는데, 아버지가 조금 우시더라고요."

1m83 키에 딱 벌어진 근육질 체형, 18세라곤 믿기 힘들만큼 잘 준비된 프로 선수의 체격을 갖췄다. 마침 팀의 약점인 유격수 포지션에 이름을 올릴 대형 유망주다.

롯데 자이언츠 이서준(18)이 그 주인공이다.

부산고 출신 이서준은 야구명문 수영초등학교-경남중학교를 졸업했다. 말 그대로 부산 야구의 혼에 온몸이 흠뻑 젖어있다.

드래프트 현장 초대는 받지 못했다. 부모님과 함께 긴장감 속에 방송을 지켜봤다고. 그는 2026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24번째로 '롯데 자이언츠, 부산고 내야수 이서준'이 울려퍼진 순간에 대해 "엄마아빠랑 끌어안고 막 좋아했습니다. (울었냐는 물음에)전 아니고 아버지가 조금 우셨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롯린이' 시절부터 단골로 찾아왔던 사직구장 그라운드가 홈구장이 됐다. 이서준은 "이렇게 사직에서 롯데 선수로 뛰게돼 꿈만 같고 행복합니다"며 활짝 웃었다.

롯데 응원 중엔 '아파트'가 나올 때 가장 신이 난다고.

마침 고교 시절 배터리를 이뤘던 1년 선배 박재엽(2025년 4라운드 전체 34번)이 있어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전망. 이서준은 "친하기도 하고, 지명되자마자 자주 통화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쉬지 말고 겨우내 꾸준히 운동해야한다", "지금부터 롯데 선수니까 밖에서 행동 하나하나 조심하라"는 조언을 건넸다고.

김태형 감독을 처음 본 느낌에 대해선 "TV로만 뵙던 분입니다. 솔직히 신기했습니다"라며 어린 야구인다운 속내도 전했다.

'은사' 박계원 부산고 감독은 선수 시절 롯데의 마지막 우승(1992년)과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안긴 주인공이다. 이서준에겐 앞으로도 멘토로서 큰 힘이 될 존재다. 이서준만큼이나 "정말 잘됐다"며 기뻐했다고.

초등학생 시절 이대호의 홈런을 보며 야구를 시작했다. 그는 "이대호 선배님이 롤모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타자로는 이대호, 수비로는 김재호(전 두산 베어스)의 영상을 많이 본다고.

자기 소개를 해달라는 말에 부산 사나이의 얼굴에 살짝 미소가 감돌았다.

"안정적인 수비와 강한 어깨를 갖춘 유격수입니다. 타석에서 홈런을 칠 수 있는 힘을 갖춘 타자입니다. 처음엔 2루수로 시작했는데, 중학교 1학년 때 체격이 커지고 공에 힘이 붙으면서 유격수로 옮겼습니다."

몸 자체가 굵은 장사형 체격이다. 어린 시절부터 수영과 웨이트로 다져진 탄탄한 체격이 돋보인다. 순발력도 자신있다고.

양질의 잘 다져진 근육만큼은 자부심이 있다. 다만 선배 전미르 이야기가 나오자 "그 정도까진 아닙니다"라며 손을 내저었다.

"전체 1번으로 지명된 박준현(키움 히어로즈) 선수와 고교 시절 한번도 붙어보지 못해 아쉽습니다. 프로 무대에선 한번 대결해보고 싶습니다. 또 김택연(두산) 박영현(KT 위즈) 선배님처럼 힘이 좋은 직구를 쳐보고 싶습니다."

이제 롯데 선수가 된 각오는 어떨까. 이서준은 "은퇴할 때까지 (원클럽맨으로)롯데에서 꾸준히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특히 팬들한테 오래도록 사랑받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