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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하신 거 아니죠?' 대표팀 류지현 감독은 왜, 준PO 마다하고 유망주들 집결한 울산으로 떠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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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울산에는 또 왜.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류지현 감독은 올해 집에서 잘 날이 별로 없었다.

대표팀 경기는 없는데, 정작 야구계에서 제일 바쁜 사람은 류 감독이었다.

류 감독은 12일 11월 열리는 체코, 일본과의 평가전에 출전할 35인 엔트리를 발표한 뒤 13일 울산행 차에 몸을 실었다.

KBO는 지난해부터 울산에서 'FALL 리그'를 치르고 있다. 시즌 후 프로팀 유망주 선수들과 대학, 독립리그 선수들 그리고 해외 선수들이 총망라된 리그로 경험을 쌓게 해주기 위함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14일부터 19일간 울산에서 대회가 열린다. 그런데 평가전 준비로 할 일 많은 국가대표팀 감독이 왜 유망주 선수가 모이는 울산으로 가게 된 것일까.

궁금증이 생기는 행보다. 사실 이번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들이 즐비한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준플레이오프 경기를 보는 게 더 나을 수 있었다. 이유는 단 하나. 상대 선수 분석 때문이었다. 류 감독은 "유망주 중에서도 점검할 선수가 있느냐"고 묻자 "우리 선수들을 보는 것도 좋지만, 이번 울산행에는 목적이 명확히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는 호주를 대표해 멜버른 에이시스가 참가한다. 호주리그 강팀. 그래서 호주 국가대표로 뛰는 선수들이 포함돼있다. 류 감독은 "그 선수들을 보기 위해 내려간다"고 답했다.

한국은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일본, 대만, 호주, 체코와 한 조에 편성됐다. 일본, 대만이 경계해야할 우선 순위지만 최근 호주 야구도 결코 만만히 볼 수 없기에 전력 분석은 필수.

류 감독은 올해 KBO리그 경기를 보기 위해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는 것은 물론, 전 세계를 왔다갔다 하는 중이다. 메이저리거들의 WBC 참가 타진을 위해 미국에 다녀왔고, 그 전에는 내년 초 전지훈련지 섭외를 위해 괌, 사이판 등을 돌아다녔다. 또 대만 전력 분석을 위해 무더운 여름 대만에도 출장을 떠났었다.

이 모든 게 WBC 대회 하나 만을 위한 준비다. 안그래도 꼼꼼한 성격의 류 감독이 사활을 걸었다. 몇 명의 호주 대표 선수를 직접 보기 위해 울산까지 가는 걸음을 마다 않는 것에서, 류 감독의 의지와 열정이 드러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