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내 걱정말고, 결승전에 집중해. 그리고 꼭 승리해."
2007~2008시즌 유럽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을 앞두고 박지성이 '절친' 파트리스 에브라에게 건넨 말이다. 눈물이 나올 정도로 고통스러운 순간이었지만, 박지성은 그 상황에도 승리를 먼저 생각했다. 박지성이 한국축구의 'GOAT'가 된 이유다.
최근 영국 '스포츠바이블'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냉혹한 결정을 내리며, 맨유의 한 선수를 방에서 울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이 선수는 바로 박지성이었다.
맨유는 2007~2008시즌 UCL 결승에 올랐다. 4강 상대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였다. 맨유는 1차전에서 0대0으로 비긴 후, 2차전에서 1대0 승리를 거뒀다. 바르셀로나전의 영웅은 박지성이었다. 박지성은 놀라운 활약으로 바르셀로나의 중원을 꽁꽁 묶었다. 사비 에르난데스가 "진짜 박지성은 쉬지 않고 뛰네"라고 혀를 내둘렀다. 맨체스터 언론은 물론, 영국 언론도 박지성의 퍼포먼스를 극찬했다.
결승전 선발 출전이 예상됐지만, 놀랍게도 퍼거슨 감독의 선택은 명단 제외였다. 선발 제외도 아니고 아예 엔트리에서 빠졌다. 부상이 있던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 선택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퍼거슨 감독은 이후 "박지성을 제외한 것은 내 커리어에서 가장 힘든 결정 중 하나"라고 할 정도였다.
결과적으로 박지성 대신 들어간 오언 하그리브즈가 좋은 모습을 보이고 맨유가 우승을 차지했다. 박지성은 환한 미소와 함께 그라운드로 뛰어들어 선수들과 우승의 환희를 누렸다.
하지만 뒤에서 박지성은 울고 있었다. 에브라는 앤디 미튼이 쓴 '브링 온 유나이티드' 속에서 당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에브라는 "박지성과 함께하며 겸손과 존중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한국 문화에서 중요한 부분들"이라며 "UCL 챔피언스리그 결승 전 훈련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 명단 제외가 확정된 박지성을 위로하러 갔다. 그는 나를 보자 이렇게 말했다. '내 걱정 마, 파트리스. 결승전에 집중해, 그리고 맨유를 위해 꼭 승리해.'"
이어 "하지만 나는 그가 그렇게 말해도 상처받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며 "나중에 그가 내게 와서 '그때 마음이 많이 아파서 방에서 혼자 울었다'고 말하더라. 그가 감정을 드러내는 걸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했다.
에브라가 그때 보인 진심은 박지성에게도 전해졌다. 박지성은 은퇴 후 UCL 결승 명단 제외가 커리어 중 가장 슬픈 순간이라고 했는데, 그는 "모두가 잘해줬지만 특히 에브라와 카를로스 테베스를 지금도 기억한다. 그들은 날 확실히 위로해 줬다. 난 슬펐지만 그들은 그냥 날 안아줬다. 그들의 얼굴을 보니 나의 슬픔을 함께 느끼고 있다는 게 보였다. 두 사람의 행동과 표정에서 감사함을 느꼈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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