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강윤성 감독과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배우들이 국내 최초 AI영화 '중간계'로 의미 있는 도전을 이어간다.
'중간계' 언론·배급시사회가 13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우 변요한, 김강우, 방효린, 임형준과 강윤성 감독이 참석했다.
15일 개봉하는 영화 '중간계'는 이승과 저승 사이 중간계에 갇힌 사람들과 그 영혼을 소멸시키려는 저승사자들간의 추격 액션 블록버스터로, '범죄도시', '카지노', '파인: 촌뜨기들' 등을 연출한 강윤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중간계'는 국내 최초로 AI를 활용한 장편 영화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강 감독은 영화 개봉을 앞둔 소감에 대해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이후 6년 만에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하니까 너무 떨린다. 복귀작이 AI 영화여서 더 떨리는 것 같다. 여러모로 생각이 많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연출을 맡게 된 계기에 대해 "작년에 '파인: 촌뜨기들'을 촬영하고 있을 때 KT에서 5분에서 10분 가량의 분량이 짧은 AI영화를 만들어보자고 제안이 왔다. 25년 전에 '중간계'를 모토로 미리 써놓은 시나리오가 있었는데, 그걸 고쳐서 장편 영화로 만들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올해 4월까지만 해도 AI기술이 실사 영화와 섞이지 않을 정도로 기술력이 떨어졌는데, 저희가 촬영하는 도중에 기술이 계속 발전되어서, 여러분들이 보신 버전이 그나마 최근 기술이 많이 섞여 있다"고 밝혔다.
또 제작비에 대해선 "여러 가지 여건이 섞여 있어서, 제작비가 얼마나 쓰였다고 정확히 말씀드리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저희가 CG작업을 한다고 했을 때 차량 폭파 장면은 못해도 약 4일에서 5일 정도 걸리는데, AI 기술을 활용하니까 1시간에서 2시간 정도면 활용이 가능하더라"고 말했다.
변요한은 국정원 국제범죄정보센터 소속 86년생 호랑이띠 이장원을 연기했다. 그는 "극장 영화를 찍었다는 거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국내 최초 AI 영화이기 때문에 설레면서 긴장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 시사회 자리가 진지한 과학 청문회 같다(웃음). 실험을 끝내고 증명하는 자리인 것 같다. 저도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과연 AI라는 게 영화산업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어떠한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 근데 결과적으로는 감독님과 배우들, 스태프들의 상상력과 창작력이 없다면 AI도 존재할 수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청 외사과 팀장 80년생 원숭이띠 조민영 역을 맡은 김강우는 "감독님한테 '더 안 찍어도 되나요?', '이것만 찍어도 충분한가요?'라고 물어볼 정도로 빠르게 진행됐다. 보통 CG작업을 할 때 크로마키나 그린스크린 앞에서 촬영을 많이 하는데, 이번엔 야외에서 찍으니까 훨씬 더 감정을 가져가기가 용이했다. 배우의 입장에서는 체력적으로 훨씬 덜 힘들어서 그런 부분들이 크게 와닿았다"고 말했다.
방효린은 잊혀져 가는 아역 출신 배우 95년생 돼지띠 설아로 분했다. 그는 "촬영할 때도 재밌게 촬영했는데, 빨리 영화를 개봉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촬영이 타이트하게 진행됐는데, 그 안에서 소통을 많이 했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도 감독님들이 크리처들이 어디서 어떻게 나타날 지 자세히 설명을 해주셨다. 콘티가 잘 짜여져 있었기 때문에 완벽히 이해한 상태로 촬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방송사 시사교양국 CP 78년생 말띠 김석태로 변신한 임형준은 "한국에서 최초로 AI를 활용한 영화에 참여하게 돼 영광이다. 아시다시피 AI가 모든 생활 반경에 가까이 와있는데, 영화계에서도 AI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 같다"며 "사실 촬영에 들어가기 며칠 전에 식탁에 네 번째 발가락이 찧여서 금이 갔다. 영화에서 이렇게 뛰는 신이 많을 줄 몰랐는데, 감독님한테 부상당한 걸 들킬까 봐 조마조마했다. 다행히 동료 배우들이 배려를 해줘서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중간계' 팀은 관객들을 향한 당부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강 감독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긴 했지만, 영화 자체가 재밌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며 "한국 시장에서도 예산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고 다양한 영화들이 기획되고 제작됐으면 좋겠다. '중간계'를 비롯해 한국 영화가 파이팅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변요한은 "'AI를 이겨버린 배우들의 연기력'이라는 기사가 났으면 좋겠다(웃음). 스토리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건 오로지 인간뿐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잘 활용됐으면 좋겠다. 첫 시도인만큼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