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긴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장시간 운전과 가사 노동, 무거운 짐 들기, 여행으로 인한 피로가 겹치며 허리에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운전 중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은 서 있을 때보다 약 1.4배 높고, 음식 준비나 청소처럼 허리를 자주 숙이는 자세는 척추 주변 근육을 쉽게 피로하게 만든다. 특히 기존에 허리 통증이 있었던 사람일수록 연휴 기간 무리한 활동 이후 통증이 악화하기 쉽다.
이때 단순히 '허리가 뻐근하다'라는 증상을 피로로만 넘기기 쉽지만, 때에 따라서는 이미 손상된 디스크가 더 자극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허리디스크(추간판)는 척추 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젤리 같은 구조물로, 겉면(섬유륜)이 손상되면 내부의 수핵이 새어 나와 신경을 압박하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젊은 층은 운동 중 허리를 비트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다 갑자기 통증이 오는 '급성 탈출형'이 많고, 50~60대 이상은 노화로 섬유륜이 약해지면서 수핵이 서서히 밀려 나오는 '퇴행성 돌출형'이 흔하다.
이런 경우 통증이 서서히 나타나 만성 요통으로 오해되기 쉽다. 통증이 잦아지거나 증상이 반복된다면 병원을 찾아 MRI 검사를 통해 디스크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MRI에서 '디스크 돌출'이 보인다고 해서 모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연세스타병원 차경호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허리디스크 치료 여부는 MRI상의 모양보다 실제 증상과 신경 기능의 변화가 더 중요하다. 단순 근육통이라면 며칠 내 호전되지만, 다리 감각이 둔해지거나 힘이 빠지는 경우에는 신경 압박이 진행되고 있을 수 있다"며, "배뇨·배변 장애나 회음부 감각 저하가 동반된다면 신경 손상이 심해진 응급 상황일 수 있어, 지체 없이 진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증이 가벼운 경우에는 생활 교정이 가장 중요한 치료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지 말고, 1시간마다 일어나 허리를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생활 속에서는 허리를 깊게 숙이는 자세를 피하고, 복부와 코어 근육을 강화해 허리 지지력을 높여야 한다. 또한 복부 비만이 심하면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지므로, 체중 조절도 중요한 예방법이다.
통증이 일시적으로 심하거나 염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약물이나 물리치료와 함께 국소 주사치료가 단기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염증 부위 주변에 약물을 주입해 부종과 신경 자극을 줄이는 방식으로,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신경 압박이 심한 경우에는, 최소 절개로 돌출된 디스크를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가 고려될 수 있다. 치료 방법은 통증의 정도, 신경 증상, 일상 기능 저하 등을 종합해 결정하며, 최근에는 환자 부담을 줄이는 비침습적 치료법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단, 장기적 회복을 위해서는 근육 강화와 자세 교정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차경호 원장은 "연휴 동안 혹사당한 허리는 무리하지 않는 것이 회복의 첫걸음이다"면서 "통증이 심할 때는 2~3일간 충분히 휴식하고, 이후에는 하루 20~30분 정도의 평지 걷기나 허리를 뒤로 젖히는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회복을 돕는 것이 좋다. 또한 찬 곳에 오래 앉거나 뜨거운 찜질을 장시간 하는 것은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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