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손흥민(33·LA FC)의 절친 벤 데이비스(32·토트넘)가 웨일스 국가대표 사상 4번째로 역사가 됐다.
크리스 건터, 가레스 베일, 웨인 헤네시에 이어 데이비스다. 그는 14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카디프의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유럽예선 J조 6차전에 선발 출격했다. 웨일스는 2대4로 패해 월드컵 직행이 좌절됐지만 주장인 데이비스는 A매치 100경기 출전을 기록, 센추리클럽에 가입했다. 벨기에는 케빈 더 브라위너가 페널티킥으로 2골을 터트렸다.
2012년 10월 A매치에 데뷔한 이후 13년 만에 이룬 금자탑이다. 토트넘은 SNS를 통해 '데이비스가 오늘 밤 자신의 나라를 위해 100번째 경기에 출전했다. 대단한 업적'이라고 축하를 보냈다.
데이비스는 주급 400파운드(약 76만원)에서 출발했다. 그는 철저하게 양지가 아닌 음지의 길을 걸었다. 영국의 'BBC'는 13일 데이비스를 집중 조명했다. 데이비스를 웨일스와 토트넘에서 '스타로 불리기를 싫어한 존재'라고 묘사했다.
손흥민도 소환했다. 'BBC'는 '2025년 여름 토트넘을 떠난 손흥민은 데이비스의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었다. 손흥민은 2023년 "데이비스는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다. 그는 내가 런던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정말 많은 도움을 줬다"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손흥민보다 한 살 어린 데이비스는 2014년 7월 스완지 시티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2015년 8월 토트넘에 둥지를 튼 손흥민보다 1년 빨랐다.
손흥민은 지난해 7월 토트넘 10주년을 맞은 데이비스를 향해 "우리는 경기장 안팎에서 많은 추억을 공유했다. 나는 데이비스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친한 선수들은 많지만, 그 중에서 특별한 친구다. 나는 그를 내 가족같이 생각한다"며 "나는 16세 때 한국을 떠났다. 그토록 어린 나이에 조국을 떠나면 친구가 많이 없기 마련이다. 그럴 때 데이비스는 꼭 필요한 친구다. 누군가 꺼내기 어려운 말을 할 필요가 있을 때, 당신을 일깨워주는 말을 직접 해주는 친구"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지난해 토트넘 팬 포럼에서도 "역대 토트넘 선수 중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곧바로 "데이비스"라고 답해 화제가 됐다.
'BBC'는 '데이비스와 손흥민은 2023년 9월 웨일스가 대한민국과 친선경기를 치르기 전 런던에서 카디프까지 함께 기차를 탔다. 데이비스는 늘 그렇듯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구 선수 중 한 명인 손흥민과 함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주목을 받지 않고 여정을 헤쳐나갔다. 카디프 중앙역 플랫폼에서 손흥민과 포옹을 하고 웨일스대표팀에 합류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대한민구 A대표팀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끌었고, 두 팀은 득점없이 비겼다.
데이비스는 손흥민이 자기 아들의 대부라고 했다. 손흥민이 지난해 손흥민이 토트넘 통산 400경기 출전을 달성하자 "내가 아빠가 됐을 때 가장 먼저 찾아온 사람이 손흥민과 조 로든이다. 그는 이미 엄청난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런 그에게 평범한 순간들을 만든다. 아침 식사 시간에 나와 프레이저 포스터가 그를 괴롭히면 인간미가 살아난다. 그는 월드클래스며, 무엇보다 인간적으로도 엄청 대단하다. 그를 알게 된 것이 기쁘다"며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손흥민은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새 역사를 썼다. 그는 10일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해 A매치 137경기 출전을 기록했다. 레전드인 차범근 홍명보의 136경기 출전 기록을 넘어 A매치 최다 출전에 그의 이름 석자가 단독으로 올랐다.
손흥민과 데이비스는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에서 정상에 등극하며 토트넘에서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손흥민과 데이비스가 함께 우승컵을 들고 찍은 사진은 영원히 남을 추억이었다.
토트넘은 지난 여름 데이비스와 1년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했다. 연장된 계약은 2026년 여름까지다. 그는 센터백과 왼쪽 풀백을 오가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42경기 출전했다. 모든 대회에선 358경기에 나섰다.
다만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번 시즌 단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