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변성현 감독의 보석함 '굿뉴스'가 마침내 열렸다. 네 번째로 호흡을 맞춘 설경구를 비롯해 처음으로 손을 잡은 홍경과 류승범까지, 이들의 호흡이 전 세계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 제작보고회가 14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배우 설경구, 홍경, 류승범과 변성현 감독이 참석했다.
17일 공개되는 '굿뉴스'는 1970년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 영화로,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킹메이커', '길복순'의 변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연출을 맡은 변 감독은 "'굿뉴스'는 1970년대에 일어난 비행기 납치사건을 바탕으로 쓴 각본이다. 그렇다고 완전히 실화를 따르진 않았다.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와 지금 세대에 통용될 수 있는 이야기를 작품 안에 녹여내려고 했다"며 "여러 캐릭터들을 재창조해서 연출을 했고,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굿뉴스'는 공개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과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공식 초청작으로 전 세계 관객들과 만났다. 변 감독은 "아무래도 토론토에서는 영어를 쓰는 관객 분들이 많이 계셔서 (제가 의도한 바를) 잘 이해해 주실 수 있을까 했는데, 처음부터 호응을 해주셔서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설경구와는 '불한당', '킹메이커', '길복순'에 이어 '굿뉴스'로 네 번째 작업을 함께했다. 변 감독은 "같은 배우와 네 작품을 연달아 함께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고민이 쌓이고 생각이 많아졌다. 경구 선배와 '우리가 이걸 하는 게 맞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 있었다. 저도 고민을 하다가, 아무개 캐릭터를 쓰면서 힌트를 얻었던 것 같다. 경구 선배가 '불한당' 이후 계속 같은 수트 차림으로 나오는데 꼴 보기가 싫더라(웃음).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닌데, 그걸 끄집어내고 싶었다. 경구 선배의 예전 작품들을 찾아보면서 캐릭터를 연구했다"며 "선배가 걷는 모습만 봐도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정체불명의 해결사 아무개 역을 맡은 설경구는 "사실 고민이 많이 됐는데, 변 감독과 같이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총 네 번을 함께 했는데, 이야기가 매번 다 달랐다. 스태프들과 '불한당' 때부터 함께 해왔는데, 변 감독의 작품은 항상 궁금한 것 같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어떤 기자 분이 감독님한테 '왜 또 설경구와 함께 하냐'고 물었는데, '선배님을 좋아해서요'라고 대답했다. 그러고 나서 오후에는 '이제 설경구와 안 하겠다'고 선언하더라. 사랑 고백과 결별 선언이 하루 동시에 나왔다"고 너스레 떨었다.
이어 변 감독을 향한 무한 신뢰도 드러냈다. 설경구는 "의상 피팅을 위해 살을 많이 뺐는데, 변 감독이 더 빼면 안 된다고 없어 보인다고 해서 조금 찌웠다. 어떻게 하면 다른 인물과 섞여 보이지 않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저희가 오케스트라 팀이면, 변 감독은 오케스트라의 합주를 이끌어내는 지휘자 같다"고 극찬했다.
엘리트 공군 중위 서고명으로 분한 홍경은 3개 국어(한국어, 영어, 일본어) 연기에 도전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프리 기간 때 관제사로서 알아야 하는 기본적인 요소들을 많이 알아가려고 노력했다. 언어도 영어에는 익숙할 순 있어도, 일본어는 처음 접하다 보니 충분한 시간을 갖고 천천히 알아가 보려고 했다. '청설'에서 수어도 그렇고, 이번에 외국어도 그렇고 어렵지만 여러가지의 것들을 알아놓을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홍경과 첫 작업을 함께 한 변 감독은 "정말 질문이 많고 피곤했다(웃음).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잘 해줘야 했기 때문에 제가 쓴 시나리오인데도 불구하고 더 공부하게 됐다. 사실 농담으로 피곤하다고 했지만, 저도 홍경과 함께 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며 "어떻게 보면 고명이란 캐릭터는 첫 기초 공사는 제가 했지만, 완성품은 같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전했다.
류승범은 권력의 중심부, 중앙정보부의 부장 박상현을 연기했다. 그는 작품에 합류하게 된 계기에 대해 "블랙코미디 장르에 매료됐다. 웃기면서도 뼈가 있는 시나리오가 굉장히 매혹적이더라. 영화적이면서도 감독님이 하고 싶은 말을 세상 밖으로 내보내는 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변 감독은 "류승범이 시나리오를 재밌게 읽었다고 했는데 거절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보통 배우가 출연 제의를 거절하면 '알겠다'고 하고 돌아가야 하는데, 저는 승낙을 받을 때까지 집에 안 가고 그 자리에 있었다. 그때 12시간 동안 함께 있었고, 출연 승낙을 받은 후에야 귀가했다"고 비화를 공개했다.
이에 류승범은 "작품에 대해 거절한 건 아니다. 전작을 끝내고 다음 작업을 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제안을 주셨을 땐 바로 준비를 해야 했다"며 "그게 과연 작품에 도움이 될지 고민이 됐던 거고, '굿뉴스'에 대한 의심은 없었다"며 "감독님이 집에 안 가려고 하셔서, 바로 그 자리에서 결정을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변 감독은 애정하는 배우들과 작업을 함께 하게 된 기쁜 마음을 표했다. 그는 "저는 세 배우 모두 팬이다. 함께 어우러지면서 부딪혔을 때 나오는 것들이 제가 더 연구하게 되는 것들이다. 자연스러운 하모니를 보며 연출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전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