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동병상련이다. 일본 축구대표팀도 홍명보호처럼 홈에서 대패를 사실상 '예약'했다.
일본은 14일 오후 7시30분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A매치 친선경기에서 전반 0-2 리드를 허용했다. 전반 26분 파울루 엔리케(바스코 다 가마)에게 선제골을 헌납한 일본은 6분 뒤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아스널)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다.
10일 서울에서 열린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와 '복붙'(복사 붙여넣기)이다. 당시 한국은 전반 13분 이스테방(첼시), 41분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에 연속골을 내주며 전반을 0-2로 끌려갔다. 후반 이스테방, 호드리구,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에게 릴레이 골을 허용하며 0대5로 졌다.
일본이 브라질에 선제실점한 상황은 한국이 선제실점한 장면과 흡사하다. 미드필더 브루노 기마랑이스가 수비 뒷공간을 향해 공간 패스를 찌른 것을 동료가 받아넣었다. 기습적으로 문전 침투한 엔리케는 감각적인 오른발 아웃프런트 킥으로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기록했다.
브라질은 32분에도 뒷공간을 노렸다. 이번엔 미드필더 루카스 파케타(웨스트햄)가 페널티 지역으로 로빙 패스를 찔렀고, 이를 마르티넬리가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전에서 최정예 멤버를 가동한 브라질은 이날 큰 폭의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공격수 비니시우스, 미드필더 기마랑이스, 카세미루(맨유)를 제외한 8자리를 모두 바꿨다. 마르티넬리가 공격 선봉을 맡고, 루이스 엔리케(제니트), 파케타, 비니시우스로 공격 2선을 꾸렸다. 기마랑이스와 카세미루가 중원을 꾸렸고, 파울로 엔리케, 파브리시오 브루노(크루제이루), 루카스 베랄두(파리생제르맹), 카를로스 아우구스토(상파울루)가 포백으로 늘어섰다. 우고 소우자(코린치안스)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반면 일본은 주전급 다수를 기용하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우에다 아야세(페예노르트)를 원톱으로 세우고, 미나미노 다쿠미(AS모나코), 도안 리츠(프랑크푸르트)가 공격 2선에 배치됐다.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사노 가이슈(마인츠), 가마다 다이치(크리스탈 팰리스), 나카무라 게이토(스타드 드 랭스)가 미드필드진에 늘어섰다. 다니구치 쇼고(신트 트라위던), 와타나베 츠요시(페예노르트), 스즈키 준노스케(코펜하겐)로 스리백을 꾸렸다. 스즈키 자이온(파르마)가 골문을 지켰다.
일본은 전반 초중반 단단한 파이브백과 전진패스를 이용한 공격으로 몇 차례 기회를 잡았다. 전반 15분 사노의 중거리슛은 수비 다리에 맞고 굴절돼 골키퍼 품에 안겼다. 22분, 도안이 상대 좌측면 수비를 벗겨낸 뒤 문전으로 크로스를 시도했고 이를 미나미노가 논스톱 슛으로 연결했다. 골문 반대편에 있는 우에다가 재차 발리슛으로 이어갔으나 골대 옆으로 살짝 빠졌다.
기회 뒤에 위기가 왔다. 26분 한 번의 공간 패스에 수비벽이 무너졌다. 그리고 6분 뒤 추가실점했다. 39분 도안의 중거리슛은 무위에 그쳤다. 전반은 브라질이 2-0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브라질은 후반 호드리구, 이스테방 등 기세 좋은 선수를 대거 교체투입할 전망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