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이 요미우리 자이언츠 시절 함께 했단 외야수 조노 히사요시(41)가 16년간 이어온 프로선수 경력에 마침표를 찍었다. 14일 도쿄도 내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은퇴를 알렸다. 지난 4일 미야자키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곤즈와 2군 챔피언 결정전이 요미우리 소속으로 출전한 마지막 경기가 됐다. 그는 9회말 대타로 출전해 좌전안타를 터트렸다. 이 경기에 앞서 은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거취를 두고 사카모토 하야토(37)와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조노는 팀 후배를 두고 "야구선수로서 존경할 부분이 있다"라고 했다.
아무래도 소속팀이 포스트시즌을 준비하고 치르는 기간이라 조심스러웠을 것이다. 센트럴리그 3위로 가을야구를 시작한 요미우리는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와 클라이맥스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2연패를 당해 탈락했다. 2차전에서 1회초 5점을 뽑고 연장 11회 끝내기 패를 당해 충격이 컸다.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기다린다. 시작도 중요하지만 마무리가 좋아야 한다. 그는 "은퇴해야 할 시기가 됐다는 생각을 했다. 더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젊은 선수들에게 맡겨야 할 때가 왔다"라고 했다. 요미우리 팬뿐만 아니라 4년간 적을 둔 히로시마 카프 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했다.
은퇴 기자회견이 서프라이즈 행사장이 됐다. 베테랑 사카모토와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오카모토 가즈마(29) 등 선수 36명과 코치, 구단 스태프 17명, 총 53명이 깜짝 등장했다. 일본언론은 조노의 좋은 인간관계, 인성을 보여준 장면이라고 했다. 조노는 "대학원에 진학해 스포츠 비즈니즈를 공부할 생각이다"라고 했다.
7월 21일 도쿄돔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즈전. 0-5로 뒤진 7회말 선두타자 대타로 나가 좌전안타를 쳤다. 6대5 역전승으로 가는 길을 텄다. 이 경기 후 1군 등록이 말소됐다. 이후 2군에만 머물렀다. 1군에서 16번째 시즌을 시작했으나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17경기에 출전해 홈런과 타점 없이 22타수 3안타, 타율 0.136-1득점.
그는 요미우리만 바라보며 달려왔다. 니혼대학 졸업을 앞두고 니혼햄 파이터스 지명을 받았다. 요미우리를 열망했던 조노는 지명을 거부하고 사회인리그로 갔다. 이후 지바 롯데 마린즈가 2순위로 불렀지만 이 또한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0년 신인 드래프트. 마침내 요미우리가 조노를 1순위로 호명했다. 기대에 부응했다. 그는 2010년 타율 0.288-19홈런-52타점을 기록, 센트럴리그 신인왕에 올랐다. 입단 2년차인 2011년 타격 1위(0.316), 2012년 최다안타 1위(173개)를 했다. 통산 1634경기에 나가 타율 0.280-163홈런-623타점을 올렸다.
평생 요미우리에서 뛰고 싶었으나 우여곡절도 있었다. 2019년 요미우리가 마루 요시히로(36)를 FA로 영입하면서, 보상 선수로 히로시마로 갔다. 히로시마에서 4년을 뛰고 요미우리로 무상 트레이드 됐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