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불가능'에 도전한다.
삼성은 1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화 이글스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격돌한다. 삼성이 한화를 꺾고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할 확률은 0%에 가깝다. 역대 사례가 그렇다.
삼성이 도전자다. 페넌트레이스 삼성이 4위, 한화가 2위다. 삼성은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를 뚫고 올라왔다.
정규리그 하위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상위 팀을 잡으면 하극상 또는 업셋이라고 표현한다.
하극상 자체는 흔하다. 10구단 체제 5전제 이상 치른 포스트시즌 24차례 중 11회나 된다.
하지만 와일드카드를 거친 팀이 준플레이오프를 극복하고 플레이오프까지 돌파한 사례는 역사상 단 한차례 뿐이었다. 그나마 코로나 시즌이라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5전제가 아닌 3전제로 치렀다.
2016년 4위 LG가 와일드카드를 따낸 뒤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넥센(현 키움)을 3승1패로 꺾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NC를 만나 1승3패로 탈락했다.
2017년 NC가 와일드카드 티켓을 얻어낸 뒤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를 3승2패로 떨어뜨렸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두산에 1승3패로 무릎을 꿇었다.
2018년도 넥센이 와일드카드를 거쳐 준플레이오프에서 한화를 3승1패로 탈락시켰다. 플레이오프에서 SK(현 SSG)에 2승3패로 패했다.
2021년 '3전제'의 두산이 유일한 사례다.
두산은 와일드카드에서 키움을 이겼다. 준플레이오프서 LG를 2승1패로 눌렀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삼성을 2승무패로 완파했다. 한국시리즈까지 가는 '미라클'을 일으켰으나 KT에 4패로 쓴잔을 들이켰다. KT의 창단 첫 우승 제물이 되었다.
2023년에는 NC가 돌풍을 일으켰다.
와일드카드전 승리 후 준플레이오프에서 SSG를 3승으로 셧아웃 시켰다. KT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과 2차전까지 다 이겼다. 그러나 3차전부터 3연패로 뼈 아픈 역스윕을 당하며 탈락했다.
체력 문제가 너무 크다. 정규시즌 144경기를 소화한 선수들이 가을야구에서 최대한 전력으로 뛸 수 있는 경기는 많아야 6경기 정도. 와일드카드부터 시작하면 페넌트레이스 직후 쉴 틈도 없다. 전승으로 통과해도 최소 4경기다. 플레이오프에 도달하면 현실적으로 '실력 발휘'가 불가능에 가까워진다.
다만 올해의 삼성은 비교적 싸울 만하다.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선발투수 전원이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며 불펜을 꽤 아꼈다. 비 때문에 준플레이오프 2차전도 하루 밀려 휴식일을 더 벌었다. 삼성이 과연 체력적 불리함을 딛고 왕년의 왕조 다운 저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