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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3 동생들은 또 왜 그래" 한국 축구 여기저기 구멍 숭숭…'오대영'에 가려진 사우디 2연전 0-6 大충격, 이민성호 '삐걱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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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축구팬들이 국내에서 펼쳐진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의 A매치 친선경기 브라질(0대5 패)-파라과이(2대0 승)전에 집중하는 사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선 굴욕의 역사가 쓰였다. 조명이 덜 됐을 뿐, 내용은 브라질전 '오대영'보다 처참한 수준이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U-22 대표팀은 사우디 원정에서 펼쳐진 사우디 U-22 팀과의 두 차례 친선경기에서 각각 0대4와 0대2로 무득점 2연패를 당했다. 아무리 사우디가 환경적으로 홈팀의 이점을 누리고 비공식 친선경기였다곤 하더라도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다. 한국은 앞서 U-23 레벨에서 사우디를 상대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1996년 3월 애틀랜타 올림픽 예선에서 윤정환의 골로 1대1로 비긴 후 2024년 3월 WAFF U-23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엄지성의 골로 1대0으로 승리할 때까지 9경기 연속 무패(6승3무), 3연패를 우위를 점했다. 사우디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59위, 한국은 23위다. 한국은 4월 사우디에서 열린 U-17 아시안컵 4강, 2월 중국에서 열린 U-20 아시안컵 4강에서 모두 사우디에 패해 탈락 고배를 마셨다.

이 감독은 전지훈련을 겸한 이번 사우디 원정을 앞두고 "내년 U-23 아시안컵이 열리는 사우디에서 치르는 전지훈련이기에 개최지 환경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만큼 아시안컵 본선과 마찬가지라는 마음가짐으로 향한다. 본선에 나설 선수단 윤곽을 잘 잡아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안컵 예선을 통해 부족한 점들을 파악했다. 시기상 (9월)아시안컵 예선에서는 결과를 내는 데에 초점을 뒀다. 이번 일정에서는 우리가 추구하는 축구의 방향성을 잡는 것이 목표"라며 내년 1월에 열리는 아시안컵 본선, 나아가 2026년 LA올림픽 예선에 대비해 경기력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새 얼굴의 발굴, 선수단의 화합, 전술 다지기 등 내용을 보다 중시하겠다는 건데, 그렇다더라도 사우디급 팀에 무기력하게 패하는 건 이야기가 다르다. 모든 축구 경기는 승리를 목적으로 한다. 수학 문제를 풀 때 풀이만 완벽하고 엉뚱한 답을 적어내면 틀린 게 된다. 이번 2연전에선 이민성호가 낸 답은 모두 틀린 셈이다. 2024년 파리올림픽 예선에서 충격적으로 탈락한 한국 축구는 2대회 연속 본선에 오르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10일(이하 한국시각) 사우디 코바르의 코바르의 프린스 사우드 빈 잘라위 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첫 번째 친선경기 경기력은 처참한 수준이었다. 이 감독은 최고 기대주 양민혁(포츠머스), 동나이대 최고의 미드필더 이승원(김천) 황도윤(서울) K리거 강민준(포항) 최석현(울산) 정지훈(광주) 이현용(수원FC) 등을 총 선발투입했다. 전반 40분 압둘아지즈 알레르와이에게 선제실점을 내줬다. 한국 수비진 뒷공간을 향한 상대의 롱볼 패스를 골키퍼 문현호(김천)가 어설프게 클리어링하려다 상대에게 끊기며 실점으로 이어졌다. 후반 9분 아흐메드 알줄레이단의 중거리슛에 속수무책으로 추가골을 내준 한국은 후반 11분 필드 플레이어 8명을 교체하며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후반 16분과 18분 각각 수비수의 패스 미스와 수비 진영에서의 무리한 드리블 돌파로 알레르와이와 파이살 알수비아니에게 연속실점을 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4골 중 3골이 한국 선수 실수에서 비롯됐다.

이 감독은 알 파테흐 클럽 경기장으로 자리를 옮겨서 진행된 두 번째 경기에선 선발 4자리를 바꾸며 설욕에 나섰다. 하지만 전반 45분과 후반 34분 메샤리 알네머와 마제드 압둘라에게 연속해서 페널티킥으로 실점을 허용하며 0대2로 졌다. 두 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건 문제가 심각하다. 이민성호의 '에이스' 배준호(스토크시티)가 1차전 대비 훈련 중 어깨 부상을 당해 소집해제된 여파가 컸다. 미드필더 이현주(아로카), 윙어 김민수(안도라)는 각각 무릎 부상과 소속팀 사정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이민성호는 15일, 6일부터 8박9일 일정으로 진행된 전지훈련 일정을 끝마쳤다. 한국은 9월 아시안컵 예선에서 3전 전승 성적으로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2일에 발표된 아시안컵 본선 조 추첨식에서 우즈베키스탄, 이란, 레바논과 같은 C조 편성됐다. 한국은 내년 1월7일 이란, 10일 레바논, 13일 우즈베키스탄과 차례로 격돌한다. 이 감독은 본 대회에 앞서 팀 전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