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보호자로 가는 거 아니냐고 하던데요?"
최재훈(36·한화 이글스)은 지난 12일 발표한 2025 K-BASEBEALL SERIES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팀의 유일한 1980년대생. 최재훈은 "나이가 가장 많더라. (19)80년대생은 나밖에 없더라. 그래도 (박)해민이가 빠른 (90년생)이라서 친구"라며 "사람들이 '보호자로 가냐'고 하더라. 근데 맞는 거 같다. 나이도 가장 많기도 하다"고 웃었다.
최재훈에게는 '첫 태극마크'다. 대표팀 경험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2011년 9월 파나마 야구월드컵에 참가했고, 2012년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등에 나갔지만, 모두 1군이 아닌 2군 선수 및 아마추어 등으로 구성된 대표팀이다.
2025 K-BASEBEALL SERIES는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대표팀에 승선할 선수들의 옥석을 가릴 무대. 그러나 1군 주축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인 만큼, 그 의미는 남다르다.
데뷔 이후 첫 태극마크에 후배들도 '국대 포수'라며 박수를 보냈다. 최재훈 역시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꿈"이라고 남다른 감회를 전하면서도 "덤덤하다"고 했다.
아직 남은 숙제가 있었다. 한화는 17일부터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한화는 7년 만에 가을야구에 나서게 됐고, 최재훈 역시 7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게 됐다.
최재훈은 "국가대표 생각은 아직 없다. 한화 야구가 안 끝났다. 그 생각밖에 안 난다"라며 "연락은 많이 왔지만, 평가전이기도 하다. 우선 한화 포스트시즌을 하고 나서 평가전에서 잘하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최재훈에게는 우승 반지가 두 개 있다. 두산 시절이었던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주전 포수로 양의지가 나서면서 경기에는 뛰지 못했다. 최재훈으로서도 '주전 포수'로 뛰면서 우승을 차지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2013년에는 양의지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한국시리즈 4경기에 뛰었지만, 삼성 라이온즈에 가로막혀 준우승에 머물렀다.
최재훈은 "2013년에는 한국시리즈에 뛰었었는데 어릴 때라 뭣도 모르고 한 거 같다. 그런데 지금도 그렇게 해야할 거 같다. 즐기면서 하고 한 명씩 미치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 후배들이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긴장은 하되 즐기면서 우리 야구를 하면 좋아질 거 같다"고 당부했다.
최재훈과 한화의 마지막 가을야구였던 2018년. 당시 한화는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발목이 잡히며 업셋을 당했다. 최재훈은 "그 때보다 훨씬 전력이 좋다. 가장 좋은 건 투수진이다. 야수들이 조금 해준다면 투수들이 많이 버텨주지 않을까 싶다. 실책도 안 하고, 도와준다면 투수도 편하게 던질 수 있을 거 같다"라며 "야수들이 도움돼야할 거 같다"고 강조했다.
최재훈의 목표 역시 우승. 국가대표 이야기에도 "우리가 한국시리즈에 가서 우승하는 것까지 다 끝낸 다음에 생각하려고 한다"고 답한 그였다. 일단 몸 상태도 좋다. 최재훈은 "아픈 곳도 없다. 일단 나부터 즐겁게 한다면 후배들도 따라주지 않을까 싶다. 또 (이)재원이 형도 그렇고 베테랑부터 안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크게 하기로 했다. 그래야 기가 온다. 소심하게 하면 벌금이라고도 했다. 확실하게 멋지고 크게 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최재훈은 "우승포수를 하고, 국대 포수를 한다면 정말 '가문의 영광'일 거 같다"라며 "너무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우리가 해왔던 걸 즐겁게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포스트시즌 활약을 다짐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