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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룰의 창시자인 베컴의 행보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2007년 7월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LA갤럭시에 입단한 베컴은 이듬해 시즌을 마친 뒤 AC밀란 단기 임대를 요구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휴식기이자 팀 훈련 기간인 1~3월 사이에 유럽에서 뛰겠다는 것. 당시 잉글랜드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던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2010 남아공월드컵 대표팀은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로만 구성할 것"이라고 밝힌 게 원인이 됐다. AC밀란이 베컴에게 관심을 보였고, LA갤럭시는 베컴의 단기 임대를 허용했다. 베컴은 "AC밀란행이 미국을 떠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MLS 새 시즌이 개막하는 3월에 돌아올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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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럼에도 베컴은 두 번째 임대를 택했다. MLS에 돌아온 지 4개월 만에 다시 AC밀란 임대를 택한 것. 이번에는 계약 기간을 아예 이탈리아 세리에A 시즌 종료시점까지 잡았다. 하지만 베컴은 3월 세리에A 경기에서 아킬레스건이 찢어지는 부상을 해 6개월 진단을 받았고, 결국 그대로 AC밀란 생활을 마감했다. 결국 단기 임대 명분이었던 남아공월드컵 본선 출전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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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손흥민은 베컴처럼 MLS 비시즌 기간 유럽 임대를 택할까. 장단점이 공존한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프리시즌 일정을 소화하다 LA FC에 합류했다. 늦여름에 시즌을 시작해 봄에 마무리되는 유럽과 달리 봄에 시작해 겨울에 마무리되는 MLS의 사이클은 다르다. 10년 넘게 유럽에서 활약하면서 유럽사이클에 익숙한 손흥민에겐 MLS에서 시즌을 마치고 유럽 임대 이적을 택해도 체력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MLS에 비해 높은 유럽 축구에서 기량을 유지한다면 새 시즌 준비에도 어느 정도 도움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임대 생활을 마치고 MLS에 복귀해 겨울까지 휴식없는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특히 내년 6월 2026 북중미월드컵 본선이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피로는 배가 될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부상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베컴이 동료, 팬들의 따가운 시선에도 두 번이나 유럽 임대를 택한 뒤의 결과 역시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