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초유의 '리그전 해외 개최'를 두고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18일(한국시각) 스페인 매체들에 따르면 라리가 일부 선수들이 정규리그를 미국에서 개최키로 한 라리가 연맹과 유럽축구연맹(UEFA)의 결정에 반발해 집단 행동을 계획하고 있다.
라리가는 이전부터 리그전의 일부를 스페인이 아닌 해외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흥행 영역을 넓힌다는 취지로, 입장권 판매 등 매출 증대를 기대한 구단들도 동조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예정된 비야레알과 FC바르셀로나의 19라운드 경기를 미국 마이애미로 장소를 옮겨 치르기로 발표했고, UEFA도 예외적으로 국외 개최를 승인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스페인 프로축구선수협회는 18일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 선수들은 미국에서 리그 경기를 개최키로한 결정에 대해 연맹의 투명성, 대화, 일관성의 부족을 비판한다.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상징적인 행동을 할 것이다"라고 천명했다.
선수들은 장거리 이동에 의한 피로 축적이나 대회의 중립성이 상실되는 점 등을 들어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선수협의 집단 항의 표시 행동은 이번 주말에 열리는 라리가 9라운드 경기에서 즉각 드러났다. 선수들은 킥오프의 휘슬이 울리고 나서 15초간 플레이하지 않기로 했다. 리그 소속 20개 구단의 모든 주장들이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새벽 4시 열린 오비에도-에스파뇰의 경기에서 킥오프 휘슬 직후 15초간에 걸쳐 플레이가 중단된 것으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방송 중계에서는 최초 25초간 피치 외부의 영상을 송출하면서 시위 사태가 송출되지는 않았다.
지도자들도 선수들의 항의에 동의하는 모양새다. 바르셀로나의 한지 플릭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내 선수들은 기뻐하지 않고 나도 기뻐하지 않는다. 하지만 연맹은 미국에서의 경기를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도 "미국 개최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싶지 않다. 이 눈으로 볼 때까지는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