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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10]국대 후보+PL 명장 허언 아니었다…포옛 매직, 전북과 이대로 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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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때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거론됐던 명성은 허언이 아니었다. 유럽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냉철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1년 만에 전북 현대를 완전히 다른 팀으로 바꿔 놓았다.

지난해 그리스 대표팀에서 물러난 뒤 휴식을 취하고 있던 포옛 감독은 전북의 제의를 받고 K리그 진출을 택했다. 유럽 여러 팀에서 제의가 있었으나, 전북의 손을 잡는 쪽을 택했다.

포옛 감독에게 전북행은 도전이었다.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 선덜랜드에서 성공을 거뒀으나 이후 AEK 아테네, 레알 베티스, 상하이 선화, 보르도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던 게 사실. 가장 최근인 2022년 그리스 지휘봉을 잡았으나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조지아에 밀려 본선행에 실패한 뒤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후 아일랜드 대표팀 취임설이 나돌았으나 조건이 맞지 않아 불발됐고, 야인 생활을 해야 했다.

보다 일찍 한국과 연을 맺을 기회도 있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논란 끝에 물러난 뒤 차기 대표팀 사령탑 선정 과정에서 그의 이름이 거론됐다. 포옛 감독도 한국을 맡는 데 긍정적이었고, 실제 접촉 과정에서 상세한 분석을 내놓을 것도 뒤늦게 알려졌다. 그만큼 반등이 절실했다.

이런 그에게 전북은 어려운 과제였다. K리그 최다 우승(9회) 기록을 갖고 있었지만 과거의 명성이었을 뿐. 포옛 감독이 부임한 시점은 전북이 2024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간신히 살아 남으면서 잔류에 성공한 직후였다. 풍파를 겪으면서 무너진 팀 케미스트리를 되살리는 것 뿐만 아니라 상위권 도약까지 이뤄내야 하는 두 마리 토끼 잡기였다. 포옛 감독은 전북 취임 기자회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면서도 구체적인 목표에 대해선 "6월 이후가 돼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시즌 초반 그의 지도력에는 의문 부호가 뒤따르기도 했다. K리그1 개막 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2 8강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6경기 연속 무승(2무4패)에 그쳤다. 확실하지 않은 색깔과 선수 기용 문제 등 여러 부분이 거론됐다. 유럽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지만 결국 K리그 데뷔 시즌의 한계에 부딪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3월 A매치 휴식기 이후 전북은 K리그1과 코리아컵까지 25경기 연속 무패(20승5무)의 엄청난 질주를 선보였다. 8월 24일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무패 행진을 마감한 뒤 잠시 흔들리기도 했지만, 결국 조기 우승을 달성하면서 전북에 10번째 별을 안겼다.

올 시즌 전북은 지난해와 비교할 때 구성 면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콤파뇨와 송범근의 합류가 그나마 눈에 띄는 변화였다. 기존 선수 대부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판을 짜야 했다. 이럼에도 전북이 쾌조의 무패 흐름을 달릴 수 있었던 건 포옛 감독의 지도력이 큰 몫을 차지했다는 분석. 4-3-3 포메이션과 선발-백업 라인을 거의 변화 없이 유지하면서도 무패 흐름을 쌓았다. 시즌 초반 센터백으로 기용했던 박진섭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화시킨 것이나, 이승우-이영재 중원 조합을 김진규-강상윤으로 변화 시키면서 효과를 봤다. 측면 공격수 전진우의 적극적 활용, 콤파뇨 부상 당시 티아고를 활용해 재미를 본 것과 이후 콤파뇨-티아고 더블 타워를 구성하는 등 기용 면에서 능수능란한 모습을 선보였다.

때론 적극적인 퍼포먼스로 팀을 결집시키는 효과도 만들었다. 경기 중 제스쳐나 심판 판정에 대한 발언 등을 통해 자칫 흔들릴 수도 있는 팀 분위기를 다잡고 결집시키는 모습도 선보였다. 올 시즌 전북 선수들이 가장 큰 변화 요인으로 꼽은 '내부 분위기'를 확실하게 장악한 건 포옛 감독의 데뷔 시즌 성공 요인으로 꼽을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다.

포옛 감독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축구계에선 포옛 감독이 지난 여름부터 유럽 다수 팀으로부터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은 포옛 감독과 계약 발표 당시 기간에 대해 명시하지 않았다. 포옛 감독에게 제의를 한 팀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진 않은 상황. 다만 전북에서 성과를 낸 포옛 감독 입장에선 유럽팀의 제의에 눈을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점에서 향후 동행 여부에 대한 관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전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