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폭풍 활약, 팀을 우승으로 이끈 그 힘은 이제 월드컵을 정조준하고 있다.
올 시즌 전북 현대의 조기 우승 행보 속에 전진우(26)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전북이 K리그1 무패 쾌속 질주하는 과정에서 쾌조의 골감각을 앞세워 승리의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에 닿았을 뿐만 아니라 태극마크까지 받아들면서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지난해 7월 전북 유니폼을 입은 전진우는 K리그1과 코리아컵,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등을 뛰면서 16경기 4골-2도움을 기록했다. 수원 삼성 시절 기량 상승세를 보이면서 드러낸 가능성이 전북에서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거스 포옛 감독 체제로 바뀐 올 시즌 전진우가 과연 어떤 역할을 맡게 될 지에 관심이 쏠렸다.
전진우가 지난 2월 16일 김천 상무와의 개막전에서 득점포를 터뜨릴 때만 해도 지난 시즌의 흐름이 이어지는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전진우는 이후 전북 공격의 중심축 역할을 하면서 공격 포인트를 쌓아 올렸다. 전진우는 6월까지 K리그 전반기 20경기에서 12골-2도움의 엄청난 활약상을 선보이면서 팀 무패의 일등 공신으로 등극했다. 이 기록을 바탕으로 지난 6월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스쿼드에 합류하며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7월 동아시안컵 합류 기간 부상하면서 낙마했고, 이후 유럽 진출설이 불거지는 등 부침을 겪었다. 후반기에는 득점보다는 측면 플레이에 집중하면서 득점력이 떨어졌지만, 전진우가 올 시즌 전북 조기 우승의 일등공신이었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
2018년 수원 삼성에서 프로 데뷔한 전진우는 K리그1 12경기 2골로 출발했다. 이듬해 20경기에 출전하면서 주전으로 입지를 다졌고, 2020~2021년 상무에서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수원으로 복귀한 뒤엔 부동의 주전으로 활약했다. 다만 데뷔 당시 기대에 비해 성장이 느리다는 아쉬움도 뒤따랐던 게 사실이다. 지난해 전북 이적 후 잠재력을 만개하면서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전진우는 올 시즌 활약상을 바탕으로 유럽에서도 관심을 받는 선수로 성장했다. 뛰어난 돌파와 개인 능력 뿐만 아니라 결정력까지 선보이면서 성과를 거뒀다. 지난 여름 유럽행이 좌절됐으나, 올 겨울 다시 한 번 유럽의 문을 노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전진우가 유럽 진출 후 성공적으로 정착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내년 북중미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홍명보호의 경쟁 명단에도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전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