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불과 1년 전만 해도 승강 플레이오프 나락으로 굴러 떨어졌던 전북 현대가 다시 한 번 정상을 밟았다. 하지만 어디까지 반등일 뿐, 진정한 질주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올 시즌 문을 여는 전북은 안팎으로 우려가 가득했다. 승강 플레이오프 후유증 극복이 최우선이었지만, 눈에 띄는 전력 보강 없이 시즌을 시작한 상황에서 목표대로 반등을 이룰 수 있을진 불투명했다. 부진을 거듭하면서 나락으로 떨어진 팬심, 흥행 동력을 어떻게 되살릴지도 관건이었다. 한때 'K리그 최고 인기 구단'을 자부했지만, 전북에게 올 시즌은 도전의 해였다.
시즌 초반만 해도 잰걸음이었다. 전북이 K리그1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2를 병행하면서 무승 부진에 빠지자 잠시 끓어 오르는 듯 했던 전주성의 분위기는 다시 가라앉기 시작했다. 하지만 3월 A매치 휴식기 이후 전북이 반등에 성공하기 시작하면서 식었던 열기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전북은 32라운드까지 홈 경기 평균 관중 1만8325명으로 FC서울(2만4464명)에 이은 K리그1 전체 2위, 지난 시즌(경기당 평균 1만5968명) 대비 15% 관중 증가의 성과를 만들었다. 지난 5월 31일 울산 HD와의 '현대가 더비'에선 3만2560장의 입장권이 매진돼 2015년 7월 26일 수원 삼성전 이후 10년여 만에 만원관중 기록을 세웠다. 33라운드 수원FC전에서는 창단 이래 최소 경기 30만 관중 달성에 성공하는 겹경사도 누렸다.
올 시즌 전북은 성적 외에 운영 면에서도 일신한 모습을 보였다. 전주월드컵경기장 매표소 내 휠체어 전용 창구를 신설했고, 경기장 내 모든 장애인 화장실 출입문을 슬라이딩 도어로 교체하는 등 '배리어 프리'를 실천했다. 그동안 이어오던 경기 전 팬 투어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역사관 조성, 구단 공식 용품숍 개선 등 다양한 관중 친화 노력을 기울였다. 연고지역 전주 명물인 한옥마을 내 공원 조성 사업 참여, 명절 맞이 기획 상품 개발 등 지역 사회와 발 맞춘 상생 노력도 주목 받았다.
선수단 관리 수준도 향상됐다. 율소리 클럽하우스에 '하이 퍼포먼스 테스팅 랩(High Performance Testing Lab)을 신설해 첨단 장비를 통해 선수 근력, 신경을 비롯해 관절, 혈액 등 신체 핵심 요소를 측정하고 분석해 맞춤별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국내 프로스포츠 단체, 구단에 스포츠 사이언스는 오래 전부터 시도돼 왔으나 개별 구단 차원에서 토털 케어 시스템을 갖춘 건 전북이 처음이다.
전북이 내건 올 시즌 표어는 '프로그래시브 파이오니어(Progressive Pioneer, 진보적 선구자)'다. 성적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K리그 최고의 구단에 걸맞은 행보를 하겠다는 야심찬 목표였다. 올 시즌 전북은 조기 우승 뿐만 아니라 구단 운영 면에서도 진일보한 모습을 선보였다. 'K리그 리딩 구단'의 면모를 되찾아가고 있는 전북의 오늘이다.
전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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